▲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이 각종 CD와 DVD를 고르고 있다.
권우성
6일 열린 언론노조의 '탐탐한 바자회'는 대박이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바자회 성공시켜 언론 자유 쟁취하자"고 소리쳤는데, '언론 자유'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해도 바자회 행사는 확실한 성공이었다. 미디어법 광고비 마련을 위한 행사였지만, 일반 시민의 참여가 높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었다.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 펼쳐진 장터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다. 끊임없이 손님이 들고나가는 가운데서도 참가자들은 500여 명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주최 측에서도 정확한 연인원을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참가자 중에는 인터넷에서 바자회 소식을 듣고 일부러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고, 덕수궁을 지나던 길에 잠시 들렀다가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전단지를 읽어보는 시민도 있었다. 알고 왔든 모르고 왔든, 대부분 언론 문제에는 "정권이 바뀐 뒤에 탄압이 심해졌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경매 최고가 600만 원의 주인공은 누구?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4시부터 열린 사회 명사 애장품 경매. 정치인들은 서예나 미술 작품, 도자기·시계·라이터·모자 등 다양한 물건을 기증한 뒤 직접 무대에 올라 사연을 소개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또한 가수 이하늘씨와 이승환씨가 옷을 내놓았고, 가수 이상은씨도 직접 찍은 사진을 기증했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로 팔린 물품은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다기 세트. 최문순 의원이 MBC 사장 시절 받았던 이 물건은 시작가 100만 원에서 시작됐지만 한 번 부를 때마다 호가가 20만~30만 원씩 뛰어올랐고, 결국 사회자인 이성배 MBC 아나운서가 "상한가 600만 원"을 정해 낙찰자를 정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최문순 의원은 물건을 건네주며 큰절을 했다. 낙찰에 성공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제가 해드린 게 없어서 이걸 사는 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 싶었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