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의 숫자세기는 피튜니아 덕(?)에 근심거리가 됩니다.
시공주니어
책에는 피튜니아가 지혜롭다고 믿기 때문에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피튜니아가 폭죽 상자를 사탕 상자로 오독할 때까지, 폭죽을 사탕이라고 믿고 동물들이 달려들어 먹으려고 하다가 폭발해서 모두 다칠 때까지 계속되지요. 다행인 것은 이 책이 아이들 그림책답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는 것입니다. 폭죽과 함께 피튜니아의 교만함이 멀리 날아가 버린 것이지요.
피튜니아는 폭죽에 날려 펼쳐진 책장을 읽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읽지 않고 끼고 다니기만 했던 물건이었지요. 책을 읽고 정말로 지혜로워지면 친구들을 도울 수 있으리라 믿는 거위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방식으로 책의 소중함을 전달합니다. 사실 저는 조금 뜨끔 했습니다.
책장에 장식품처럼 꽂아둔 지혜의 말씀들이 엄마의 마음 속에 닿지 않고 여전히 책장 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반성했습니다. 혹 그렇다면 제 딸아이가 그 사실을 눈치챌까봐서 흠찟 놀랬습니다.
작가는 직접 전하지 않지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듯합니다. 제목이 <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이지만, 단지 책을 끼고 다니거나, 읽는 것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합니다.
책을 읽지 않아서 지혜로워지지도, 상황을 잘 이해하지도,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지도 못한 피튜니아지만 주변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는 점. 비록 피해만 끼쳤을지 몰라도 아는 것을 나누려고 했다는 점만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교만한 태도로 가르치려는 태도가 폭발과 함께 날아가고 그래서 진짜로 공부를 시작하고, 주변 동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거위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게 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