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일 교수 "우리나라, 다문화사회 시기상조다"

"85만 중 57% 조선족, 이문화인 아냐"

등록 2009.09.02 10:19수정 2009.09.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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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에 거주중인 외국인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 행정안전부의 발표 역시 우리나라 외국인 거주 주민의 수가 5월 1일 기준, 110만6884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 4천959만3665명의 2.2%를 차지해 어느 정도 우리나라도 다문화시회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다문화가족 지원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가칭)'를 설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명교류사 연구에 있어 권위자인 정수일 교수는 "이주 노동자나 농촌 등의 외국인 결혼자들을 대할 때면 현재 이 시점에 사회적 성격을 아예 다문화시회 진입한 듯하지만 우리나라를 다문화사회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수일 교수는 "이주민 100만 명 가운데 50만 명은 돌아갈 '일회용 사람들'인 이주 노동자이며 그 중 약 20만 명은 불법의 그늘에서 숨죽여가며 살아가는 미등록자"라며 "이들에게 다문화주의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실제적인 국내 이주민의 수를 85만 명 정도로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것으로 지적한 뒤, 특히 "85만 명 중 57%가 중국에 사는 조선족, 연변 조선족"이라며 "조선족을 과연 이문화인이라고 할 수 있나"며 강한 의구심을 제시했다.

그는 9월 1일 마들연구소가 주최한 '정수일 교수 초청특강'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다문화사회는 문화공존, 문화융합 속에서 우리 역시 융화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인구 1.7%가 아시아 후진국에서 대부분 저지능, 문화수준이 높지 않은 근로자들이 들어와 실제적이고 전체적인 공존 및 융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문화주의는) 1957년 스위스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다문화주의는 세계화 시대의 불가피한 담론"이라면서도 "문화적 차이와 유지, 사회적 통합의 실현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잘 조화시켜 주류(다수)집단과 비주류(소수)집단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근 현대에서 여러 인종적 집단들이 아우르는 국민국가의 출현으로 인해 여러 민족, 집단 간의 문화적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적 통합과 국가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다문화주의가 등장했다"며 "유엔에서는 문화의 다양성으로 쓰고 있고 국제적으로 문화다양성 조약을 만들어났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문화다원주의와 다문화주의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문화다원주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는 데서는 일치하나 주류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만 다문화주의는 주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의 평등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적으로 문화만남, 문화이동 되면서 여러 민족과 집단 간 문제가 범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다문화주의에 관한 기본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혼선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으로 주체인 이주민의 무관심 속에 관주도형으로 진행되면서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인정되지 않고 전개되면서 반인권적 행태나 극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2008년 세계경쟁력 보고> 발표에서 한국의 외국문화에 대한 개방 수준은 조사대상 국가들 55개 중 대한민국은 55위로 꼴지를 기록, 이민법 항목에서도 54위로 평가됐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나라는 역사 속에서 (다문화주의) 상존해 있었다"며 "▷고구려 고분벽화 속의 서역인 ▷신라는 '로마문화의 왕국'-미소짓는 상감옥 목걸이' '황금장식보검' '각배' ▷신라의 무인석상과 토용 ▷처용설화의 주인공인 외래인 처용 ▷백제 금동대향로 ▷고려의 내자불거의 귀화책 ▷조선의 서학 수용" 등을 제시하며 설명했다.

특히 "동양 3국의 서학 수용에서 수용태도나 미친 영향에서 조선은 서구인이나 국가권력의 개입 같은 타율이 아닌 자율에 의했을 뿐 아니라 심층적 연구와 논쟁을 통해 창의적으로 서학을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학에 대해 부분수용(이익, 홍대용)과 전면배격(안정복), 전면 수용(다산 등 남인파)의 3가지 태도를 취했다"며 "결과적으로 서양종교가 타율이 아닌 자율에 의해 수용된 나라는 오진 조선뿐으로 이것은 탁월한 문명 수용성과 자정능력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한기 역시 특유의 기철학에 바탕한 독창적 조선식 우주관으로 뉴톤의 만유인력법칙이나 아리스토테레스의 4원소설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선조들은 다양한 민족과 그들의 문화를 창의적으로 수용하여 전통문화를 꽃피우면서 다문화주의 실천에서 모범을 보여줬다"며 "오늘의 다문화주의를 진취적으로 이해하고 다뤄 다문화 속에서 야기되는 제반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끝맺었다.
#정수일 #마들연구소 #다문화주의 #이주노동자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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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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