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상벌점제 시행 뒤 체벌 사라졌다" 2.3% 그쳐

전교조 경남지부-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시범학교 학생 설문조사 결과

등록 2009.08.25 16:57수정 2009.08.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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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상·벌점제도인 '그린마일리지'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걸쳐 이 제도를 시행할 예정인데, 경남도교육청은 9월부터 지역 학교에 대해 전면 실시할 예정이다.

경남도교육청은 1학기 동안 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5개교에 대해 '그린마일리지 시범학교'를 선정해 운영했다. 전교조 경남지부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경남중부지역모임)는 지난 7월 5~15일 사이 시범학교 중고교생 11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전면 실시할 예정인 그린마일리지제도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전면 실시할 예정인 그린마일리지제도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윤성효

전교조 지부는 "이미 시범 실시한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린마일리지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시범실시했지만 이 제도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상․벌점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는 답변은 58%(중 61.9%, 고 44%)였다. '잘 알고 있다'는 42%, '들어봤으나 자세히 모른다'는 53.6%, '전혀 모른다'는 4.4%였다.

학생들은 상벌점제가 실시되었지만 체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었다. "학교에서 상벌점제가 실시된 뒤 체벌이 사라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라졌다'는 2.3%에 그쳤다. '사라지진 않았지만 줄어들었다'는 24.5%(중 19.8%, 고 30%), '변함 없다'는 61.4%(중 65.2%, 고 57.1%), '더 심해졌다'는 11.8%였다.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점수로 매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학생은 29.1%에 그쳤고 70.9%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전교조 지부는 "생활지도를 점수화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점과 벌점을 주는 기준이 뚜렷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47.8%였고, '문제가 있다'는 비율은 52.4%였다. 상벌점의 기준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린마일리지를 NEIS와 연계해 상벌점 기록이 평생 남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학생들은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그린마일리지를 NEIS와 연계하여 기록이 남게 하는 방안에 대해 75.8%의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또 이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32.2%만 '반영된다'(충분히․부분)고 답했고 67.7%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제도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영향은 21%에 그쳤고 79%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은 '긍정적인 영향 이유'로 "생활기록부에 남는다고 하면 학생들이 행동을 똑바로 하여 학교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다"거나 "학교에서 장난치거나 수업 중 떠드는 학생이 줄어들 것", "상점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할 것" 등을 들었다.

반대로 학생들은 '부정적인 영향 이유'로 "성생님이 기준에 따라 상벌점을 주며 사소한 것도 벌점으로 준다고 이야기 한다"거나 "너무 비인간적이며 학생의 의견이 번영되지 않는 제도", "학생들이 선생님 앞에서만 착하게 보일려고 하고 이로 인해 교우관계는 더욱 나빠진다" 등을 제시했다.

"그린마일리지 제도의 전국 확대 실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찬성'은 15.6%에 그쳤고 61.4%가 반대했다(관심없다 22.7%).

경남교육연대 "그린마일리지 전면 시행을 유보하라"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마일리지제 전면 시행을 즉각 유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수나로' 회원은 "경남도교육청이 2학기부터 실시한다고 하는데 내년으로 연기하라는 주장이 아니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시범운영한 학교의 학생들이 상벌점제도와 체벌이 공존하고 있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묵과하면서 탁상행정방식으로 그린마일리지제를 강행한다면, 도교육청은 교육주체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교육은 교육 주체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서 "도교육청은 2학기 그린마일리지제 전면 시행 계획을 유보하고, 1학기에 시범 운영한 학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연대는 "9월 1일 전면 시행을 즉각 유보할 것"과 "향후 시행할 때 학교 자율에 맡길 것", "학교평가 항목에서 그린마일리지제를 삭제할 것", "진정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린마일리지제도 #상벌점제 #경남도교육청 #경남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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