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1구역,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재개발로 멀쩡했던 동네주민들, 뿔뿔이 흩어지게 해

등록 2009.08.24 11:08수정 2009.08.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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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1구역재개발 현장. 잡풀이 무성하고 일부는 텃밭이 돼있다.
대흥1구역재개발 현장. 잡풀이 무성하고 일부는 텃밭이 돼있다.송인웅

"도심 속 주택재개발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가 문제로 대두됐다. 재개발지역지정고시만 하고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할 바에야, "있는 그대로 살게 해 달라"는 주장이다.

구도심으로 대전의 중심지인 중구 대전고등학교 대흥사거리 쪽 일대 일부는 잡풀이 무성하고 일부는 텃밭이 돼 있다. 도심 속의 주말농장이 아니기에 을씨년스럽다. 일부지역은 헝겊, 또는 휀스(Fence)로 가려 놓았다. 철거된 주택도 있고 철거가 중단된 주택도 있는 반면 일부의 주택, 건물은 말짱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른 바 대흥1구역 주택재개발현장의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태가 이미 해를 넘겨 2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운 살림살이에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마음이 불안하다. 대흥1구역은 이미 2008년3월26일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상태다. 그럼에도 더 이상 사업은 진행 안 되고 있다.

 대흥1구역재개발 현장. 잡풀이 무성하고 일부는 텃밭이 돼있다.
대흥1구역재개발 현장. 잡풀이 무성하고 일부는 텃밭이 돼있다.송인웅

한편, 2004년 초부터 시작된 대흥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2004년 5월 추진위원회 승인, 2006년 1월 구역지정 고시, 2006년 7월 조합설립인가, 같은 해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08년3월26일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받은 상태다.

대흥1구역재개발사업은 주민동의절차무시, 서면동의서 위조, 총회 허위성사, 반대조합원과 세입자 협박, 분쟁해결사 투입, 관계공무원과의 유착 등 비리와 탈법이 총망라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부는 사실로 밝혀진 재개발복마전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돼 왔다.

아직까지 해당구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모씨는 "언제까지 이대로 둘 것이냐?"며 "이유야 어떻든 이런 상태로 세월이 흐르면 누구를 위해 재개발을 추진했는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실정이라 재개발한들 재개발이득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전 중구청 관계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대흥1구역사태는 무대책인 듯했다.

결국 대흥1구역주택재개발사업은  멀쩡했던 동네주민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한 것과 진배없었다. 이미 보상가를 받고 타 지역으로 이사 간 경우나, 주택재개발사업이 불법 부당함을 주장해 버티고 있는 주민들이나 모두가 받은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가 숙제로 남았다.


멀쩡히 화합하며 잘 살고 있던 동네주민들의 찢겨나간 마음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한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 재개발 '망치소리'는 멈추고 서민들 '한숨소리'는 커졌다. 누가 책임져야하나?  당초부터 지역주민에 의한 민간조합을 통한 주택재개발 추진이기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개입도 어렵다.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전중구 #대흥1구역 #주택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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