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과 투옥시절 부인 이희호씨와 주고 받은 '옥중서신' 복사본이 공개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메모가 붙은 게시판 맞은편에는 1924년부터 2009년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을 수십장의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염창동에서 딸과 함께 온 박광호(39)씨는 "87년 이후 대학생활을 하면서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고인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면서 "잘 모르는 내 딸에게 그 분의 삶을 가르쳐 주고 싶어 둘러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딸이 좋은 모습을 보고 그 분의 가치를 가슴 속에 새기길 바란다"며 옆에 있던 딸의 손을 꼭 잡았다.
국회 앞 잔디광장의 가운데에는 김 전 대통령의 유품이 전시돼 있어 조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인 이희호씨가 고인이 병상에 있을 때 짠 벙어리장갑과 양말, 김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 녹음기 등 다양한 유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태릉에서 남편과 함께 온 김성진(56)씨는 "깨알 같이 적혀 있는 옥중서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고단했을 고인의 과거를 안타까워했다. 이어 김씨는 "벙어리장갑도 굉장히 정성스러워 보였다"고 말했다.
국회빈소 자원봉사자들로 북적 국회 빈소 주변에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물병과 빵을 나눠주는 등 조문객들의 안내를 맡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DJ로드, 시민연대, 노사모, 노삼모(노무현 전 대통령과 삼겹살 파티를 준비하는 모임) 등의 동호회 회원들로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20일부터 22일 현재까지 총 7백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광장에서 시민들을 안내하던 장경애(34)씨는 "어제 오후부터 밤새 일했다. 계속 조문객들이 끊이지 않아 그만 둘 수도 없다"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끝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조문객들을 보면서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찾아올까'하는 생각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오후 5시 35분부터 마련된 국회 빈소에는 22일 오후 7시까지 총 4만7천여 명이 다녀갔고 영결식이 있는 23일 오전 8시까지 방문객들의 조문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국회 출입문 밖에 임시분향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김솔미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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