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북측 조문단이 21일 오후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신 : 21일 저녁 7시]김기남 비서 "4년전만 해도 분위기 괜찮았다"조문단, 김 전 대통령 빈소 조문... 이희호씨 면담뒤 임동원 등과 만찬
김기남 조선노동당 비서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특사 조의방문단'(<조선중앙통신>표현)이 오후 4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를 방문해 조문했다.
박지원·박진·송영길 의원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황희철 법무차관 등이 홍양호 법무부 차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분향소로 들어오는 북한 조문단을 맞이했다. 박지원 의원이 "박지원입니다"라고 인사하자 김기남 비서는 "감사합니다"라고 받았다.
남측의 한 인사가 "위원장님 건강하십니까?"라고 묻자 북측의 원동연 조선 아태평화위 실장이 "잘 계십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들은 조문객들의 환영 박수와 함성속에,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라고 쓴 조화를 김 전 대통령 분향소 오른쪽에 세운 뒤, 영정 앞에서 묵념을 했다. 박지원 의원 등 북한 조문단을 영접한 인사들도 뒷줄에 서서 함께 조문했다.
약 5분간의 조문을 마친 김 비서는 방명록에 '정의와 량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사 조의방문단 김기남'이라고 적었다. 이어 북한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홍업씨와 홍걸씨를 비롯한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를 건넸다. 김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저희들 특사방문단을 보내주셨습니다"라고 말했고, 홍업씨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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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문단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 시민들 "통일" 연호 ⓒ 박정호
한 조문객 "기남이형 힘내세요"이어 조문단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정동영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김 비서는 정 대표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고 정 대표가 "김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시면서도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하셨다"고 말하자 "예"라고만 짧게 답했다. 한 전 총리는 김 비서에게 "노무현 대통령 장의위원장이었는데 (북측에서) 조의를 표명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조문객이 큰 소리로 "기남이 형 힘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김 비서 등 조문단은 "국회의장이 차 한잔 하자고 하신다"는 박계동 총장의 권유에 따라, 국회의장실로 이동해 김 의장, 문희상 국회 부의장, 정세균 대표, 이미경·박지원·박진·추미애 의원, 정세현 전 장관, 홍양호 차관 등과 대화를 나눴다.
김 의장이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좋은 타결을 지은 것도 남북관계 장래를 위해 좋은 일이었다. 내려오지 못한 연안호 어부들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좋은 지시를 했다고 들었는데,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말하자, 김 비서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세균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번이 남북대화 물꼬가 터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당국도 북측도 그런 걸 감안해서 해달라"고 요청했고, 박진 의원은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