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旗(기) (언) 基(기) 期(기) 斯(사) 斤(근)
새사연
旗(기)의 소전, (언)의 갑골(깃발 언)의 현재 자형은 方(방)과 人(인)의 조합이지만 갑골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깃발의 모습을 그린 자이다. 여기에 사각형의 형상인 其(기)를 더한 旗(기 기)는 네모난 깃발을 의미한다. 太極旗(태극기)
基(터 기)의 금문건축물 등을 세우기 위해 땅(土)을 네모난 형태(其)로 다진 것을 基(터 기)라 한다. 基礎(기초)
期(기)의 금문其(기)가 키처럼 좌우로 획을 그은 사각형과 관련이 있으므로 일정한 위치나 간격·구분을 나타내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時日(시일)과 관련이 있는 月(달 월)을 붙인 期(기)는 '기약하다·바라다·기간' 따위를 의미한다. 期間(기간), 期待(기대)
斯(사)의 금문, 斤(근)의 소전斤(근)은 자루(ㅜ)가 달린 도끼(날 부분은 厂)의 모습이다. 其(기)에 사각형을 좌우로 여러 획을 그어나눈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斤(근)을 더한 斯(쪼갤 사, 이 사)는 본래 '쪼개다'는 의미이다. 玆(이 자)·此(이 차)등과 마찬가지로 소리를 따서 '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斯文亂賊(사문난적)
우리 민족은 疫神(역신)과 같은 악신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잘 달래거나 감화시켜서 스스로 물러나게 하였다. 처용 설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내가 보기에 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싸워서 원한을 사지 말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처용이 우리 민족에게 끼친 민속문화적 공헌은 엄청나다. 짚을 꼬아 만든 처용(제웅이라 불렸다) 인형을 발로 차고 버리는 액막이 풍습은 최근까지도 있었다. 조선시대는 합리적인 성리학의 시대였지만 궁중에서 신년 첫날에 처용무를 춰서 역신을 몰아내는 의례를 행하였다.
신종플루라는 전염병이 확산하는 추세다. 통일신라 시대(9C)에도 천연두가 창궐하였다. 신라뿐 아니라 동아시아 일대가 전염병으로 몸살을 알았다. 이 때 탁월한 주술적 힘을 가진 처용이 이 역신을 잘 달래어 물러가게 한 모양이다.
필자는 주술적 힘을 어느 정도 믿는 사람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탁월한 치유 능력을 가진 주술사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오는 명절에는 처용의 탈과 부적, 짚 인형 등을 만들고 처용가를 부르며 처용무를 추면 어떨까 싶다. 처용의 주술적인 힘과 현대 의학이 어우러진다면 신종플루라는 전염병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김점식 기자는 새사연 운영위원이자, 현재 白川(시라카와) 한자교육원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자 해석은 일본의 독보적 한자학자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의 문자학에 의지한 바 큽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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