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대중...<광주일보> 19일자 1면.
광주일보
고인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지역민들의 충격과 슬픔은 누구보다 컸다. 이 지역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전하면서 "하늘이 무너졌다", "통곡의 바다", "임이 가셨다"는 슬프디 슬픈 표현들을 제목으로 뽑았다. <광주일보>, <전남일보>, <무등일보> 등 대부분 일간지들은 1면서부터 거의 모든 지면을 통단 제목으로 갈랐다.
이날 <광주일보>의 검은색 바탕에 '아! 김대중'이란 흰색 글자의 1면 통단 제목과 긴 여백은 매우 숙연해 보였다. 이 지역 신문들은 보통 20여 건의 관련기사를 모아 특집으로 내보냈다.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과 지역 곳곳에서 뗄 수 없는 고인의 흔적들을 조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 마을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했다. "정말 가셨단 말입니까?"라며 아직도 믿기지 않다는 마을 사람들의 표정을 담은 지면에선 금세 통곡소리가 흘러나올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잘 이어나가자'는 반성과 성찰의 주문도 쏟아졌다. <광주일보>는 사설 '민주·인권·남북화해 정신 이어져야'란 제목의 사설에서 "우리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것은 단지 호남 출신이어서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민주와 인권 그리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고인의 노력을 소중히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남일보>도 '전라도의 한· 희망…그가 있어 행복했다'는 특집기사에서 "님이 가셨다, 하늘이 무너졌다",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진실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란 표현으로 슬픈 지역민들의 심정을 대신했다.
신문은 또한 "김 전 대통령의 숨결이 살아 있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김대중홀'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인파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시민들은 이곳을 찾아 민주화와 남북협력, 세계평화와 인권 증진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고인의 정신을 느끼며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시민과 기업 등의 자발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무등일보>도 ''인동초 삶' 큰 별지다'란 1면 통단 제목을 달았다. 이 신문은 슬픔과 충격에 휩싸인 하의도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는 "서거 소식에 지역민들은 가슴 찢어질 듯 아프고 애통해했다"며 "지난 4월, 14년 만에 이희호 여사와 함께 고향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을 만났던 주민들은 '고령과 오랜 병환으로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전했다.
이어 기사는 "특히 생가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을 듣고 가던 뱃길을 돌려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하의도 선착장에 마련된 국기대에 마을주민들이 게양한 태극기가 조기로 내걸렸으며 내외신 취재진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생가 주변에는 중계차가 설치되고 면사무소 옆 자치센터에 프레스센터가 마련됐다"며 현지 표정을 세세하게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