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저서<김대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와 <나의 사상 나의 길>.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
김영사, 한길사,개마고원
두 책은 1994년에 나왔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한 후 15년 만에 다시 읽었다.
<나의 길 나의 사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필생의 역사로 생각했던 통일에 관한 자기 생각을 대담과 연설을 통하여 드러낸 것을 묶었다. 우리 민족이 지닌 가장 큰 문제중 하나로 개혁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미 이 때부터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강조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큰소리치던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일제 때의 친일파들이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통탄하고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입니다. 아무리 관용을 했다 하더라도 가장 악질적인 자들만은 배제해야 민족정기가 서고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들이 발붙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가 개혁에 열의가 없음으로써 해서 그들이 계속 특권의 자리를 누릴 수 있도록 용납했기 때문입니다."(김대중 <나의 길 나의 사상>30쪽)그리고 통일을 당위만 아니라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언급한다. 통일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어떻게 통일을 이룰 것인지, 그리고 통일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말하는 내용을 읽으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통일은 당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능의 문제이며 절대필요의 문제입니다. 통일을 하지 앟으면 망하고, 통일을 하면 선진국가의 대열에 들면서 아-태 시대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김대중 <나의 길 나의 사상>63쪽)<김대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죽는 순간까지 삶을 도전과 응전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온 힘을 쏟아던 그의 삶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국민에 의한 정치라고 한다.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년이 지난 지금 정치권력이 새겨야 할 말이다.
인생이라는 것은 죽는 순간까지 도전과 응전의 숙명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 도전에 끝까지 응전해 나가는 사람은 성공적으로 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김대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7쪽)"현대 정치는 국민에 의한 정치입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앞질러 갈 수도 없고, 국민에게 뒤쳐저서 낙오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 손을 잡고 같이 가야 합니다. 국민으로부터 고립된 뜀박질은 실패할 뜀박질입니다. 국민을 무시한 채 제멋대로 달려간 역사상의 그 어떤 독재자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김대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172쪽)강준만은 <김대중 죽이기>에서 "분명히 해두자. 당신은 그동안 언론이라는 창문을 통해 김대중을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창문은 김대중의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거이니와, 더러운 때와 의도적인 분탕질로 투명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이런 분탕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어졌다. 지난 6월11일 6·15 선언 9돌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자.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으로 심해졌다"며 "피맺힌 심정으로 말하는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자 보수 언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조선일보는 6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 국가 원로다운 언행을> 사설에서 "올해 86세의 국가 원로인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反)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듣기에 민망하고 거북하다"고 했으며, 동아일보는 <'민주' 탈 쓰고 反민주 부추긴 DJ의 정권타도 선동> 사설에서 민주선거로 선출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을 두고 "DJ는 민주의 가면을 쓴 반민주주의자임을 보여줬다"고 맹비난했었다. 불과 두 달 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본 일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그가 가고자 했던 그 길이 좋았고,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15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와 한겨레 21 표지 사진, 책들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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