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기위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거리의미술가 이진우씨
조정숙
열우물길에 희망과 숨을 불어 넣다.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거리의 미술가 이진우(46)씨를 만났다.
-이곳에 벽화를 그리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열우물 마을은 주안수출 5~6공단이 들어서자 노동자 가족들이 일터를 찾아 이곳 주거 밀집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IMF가 터지자 공단으로 출근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죠.
가장들은 술로 허송세월을 보내게 되었고 주부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일자리를 찾아 나섰죠. 가정이 엉망이 되었고 마을도 피폐해져 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IMF 즈음에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었으나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을 추진하던 업체 측에서 거부한 까닭에 개발도 주택보수도 되지 않는 마을로 바뀌게 되었지요. 10여년이 넘게 지나다보니 마을이 황폐해져 갔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녀들을 방치할 수가 없어 원주민들은 대부분 이사를 갔고 개발 이후 이윤을 노리고 외지사람들이 주인으로 바뀌었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살았었는데 근처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빈집이 늘어나니 우범지역으로 변하게 되었죠. 현재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인데 마을을 가꿀 여력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도 형편이 녹록치 않아 동네 작은 공부방을 이용해야 할 정도고요. 황폐해져가는 마을에 희망을 주기 위해 2002년부터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주민들 표정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인원은 몇 명 정도이며 매년 벽화를 그리시나요?"2002년 한해만 그리려고 했는데 이곳 집들이 오래되다 보니 낡아서 비가 새면 벽화들이 떨어지거나 녹물이 스며들어 흉물스럽게 변했어요. 주민 한 분이 담벼락이 보기 싫다며 넌지시 벽화를 보수해주면 안되겠느냐고 부탁을 하기에 2003년 한해만 쉬고 매년 벽화를 그렸습니다. 연인원 300~600명 정도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했습니다."
-비용도 만만찮을 텐데 어려움은 없는지,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비용은 문화재청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쉽지가 않아요.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뜻이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신다면 고맙죠. 이 마을이 존재하는 한 벽화를 계속 그릴 겁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도 계속 운영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