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트래킹 전 일행들이 아침가리 계곡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트래킹 시작을 한다.
윤도균
그러다 보니 집안 온갖 전기기구 가동률이 자연적으로 100% 완전가동을 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기구들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한 수 더 떠 그렇지 않아도 더운 집안을 마치 한증막 꽃 탕 방불케 뜨끈 뜨끈 하다. 마룻바닥도 뜨겁고 심지어 벽에 기대어도 벽도 뜨겁다. 그 열기가 오죽했으면 올해 9살 된 손자 아이가 할아버지 너무 더워서 집에서 공부할 수 없다고 '오늘 밤은 할아버지 사무실에서 에어컨'좀 켜고 공부하다 자고 싶다고 밤 10시가 지난 시간 집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할아버지 사무실로 피서를 왔다.
그러니 이 아이를 되돌려 집으로 보낼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이날 밤은 손자 아이와 사무실에서 외박하기로 한다. 이렇게 무더울 때는 뭐니 뭐니 해도 그 옛날 시골 우물에 두레박이나 펌프로 퍼 올린 냉수로 바가지 가득 물을 담아 어머니가 목욕을 끼얹어 주시면 제아무리 더한 무더위도 언제 그랬냐는 듯 더위를 싹 잊어버릴 수가 있었는데...
손재주가 좋으신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부채로 부채질해도 그렇게 시원하여 삼복 무더운 더위에서 큰 걱정 하지 않고 바깥마당에 멍석이나 장석을 펴고 누워 하늘에 별을 세다 제풀에 잠이 들어 새벽녘 이슬이 내려 축축해지면 한기를 느껴 그때야 방으로 들어와 잠을 자곤 했는데...
저 어린 것이 얼마나 집이 더웠으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는데 가방을 챙겨 할아버지 사무실로 야심한 밤에 피서를 올 정도일까? 새벽 2시까지 근무하는 할아버지 사무실에 공부하다. 제풀에 슬그머니 쓰러져 편안히 잠들어 있는 천진스런 손자 아이 모습을 보니 그 옛날 나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모기장도 없어 한마을에사는 외가댁에 가면 외가댁 넓은 대청마루 꽉 차도록 커다란 모기장을 쳐 놓고 그 속에 잠을 자는 외가댁 가족들이 그렇게 부러워 하룻밤만이라도 나도 모기장 속에서 잠을 자 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
갑작스럽게 할아버지 사무실로 무더위를 피해 찾아와 하룻밤 잠을 자기로 작정하고 온 손자 아이 잠든 모습을 보니 시대는 달라도 내가 외가댁 모기장속에 잠을 자는 외사촌들을 부러웠했던 추억이 떠올라 잠든 아이를 깨워 차마 집으로 데리고 가지 못하고 아이와 함께 잠을 자며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손자 아이가 할아버지 사무실에 자고 싶은 마음이나 나 어린 시절 외가댁 모기장 속에 자 보고 싶었던 마음이 조금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가 감기라도 들지 않도록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며 아이의 잠자는 귀여운 모습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일은 늘 나와 함께 산행을 떠나는 "부부산방" 회원들 34명이 이미 강원도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지라 불리는 방태산 조 경동 계곡 아침 가리 골로 산행을 떠나기로 예정이 되어 있는데 손자 아이가 왔으니 어쩐단 말인가? 하는 수 없지 피곤하더라도 아이의 꿈을 깰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이렇게 아이와 겨우 2시간 정도 토끼잠을 자고 새벽 4시 반 기상하여 서둘러 산행 떠날 준비를 하여 집에서 아내와 함께 5시 반 집을 나서 서울 사당 역으로 향한다.
사당 역에서 일행들과 7시에 만나 우리는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산행지로예정된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 동리 748-1'에 위치한 방태산 "아침가리골"로 계곡 트래킹 산행을 떠나기 위하여 곧 바로 전세버스를 달려 방태산 아침가리골 트래킹 등산로 들머리에 도착하니 10시 40분이 지나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들은 서둘러 트래킹 산행 준비를해 올여름 최고의 "아침 가리 골 계곡 트래킹" 신행길 시작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