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지는 분무기도 이제는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김동수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만 보다가 장독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장독대는 어머니 집에 갈 때마다 보는 것이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아직 사라지지 않고, 주인의 사랑을 뜸뿍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옹기들 중엔 마흔 넷된 나보다 나이가 많은 녀석들도 있습니다. 우리집에서 40년 이상 살면서 된장, 간장, 고추장을 자기 몸 속에 고이 품어주었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40년 이상을 희생한 것입니다. 장독대는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아마 살아왔던 40년보다 더 오래 우리집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몸에 담아 고이 품어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