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 이불이 깔린 침대에 누운 예슬이. 이불이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좋다고 합니다.
이돈삼
얼마 전, 삼베 이불을 다시 꺼냈습니다.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에 삼베만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엔 투박해 보이지만 바람이 잘 통하는 삼베는 잠자리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밤새 흘린 땀도 잘 흡수해 늘 몸과 마음을 뽀송뽀송하게 유지해 줍니다.
아이들도 반깁니다. 10여 년 전, 처음 깔아주었을 땐 까칠하다더니 하루 이틀 지나고선 삼베이불만 찾습니다. 심지어 여름이 지나 가을까지도 내놓지 않으려고 떼를 씁니다. 어느 해엔 겨울이불을 꺼내면서 삼베이불을 넣은 적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어느 한곳 닳거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일반매장에서 값싸게 구입한 삼베이불은 진즉 해어져서 버렸습니다. 값은 조금 비싸지만 역시 우리 것이 좋다는 걸 실감합니다.
삼베이불을 내놓자마자 둘째아이 예슬이가 뒹굽니다. 흡족한 표정입니다. 큰아이 슬비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겠다고 들어가더니 금세 꿈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올 여름 엔간한 무더위나 열대야쯤은 거뜬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