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엄마가 두 손을 잡고 한 걸음씩 떼도록 해 주었고, 이렇게 해 주니 아기는 이내 걸음마에 익숙해졌습니다. 뭐, 집에서는 일찍부터 온통 쏘다니고 있었으니까요.
최종규
어찌 되었거나 신집에서 곧바로 아기한테 신을 신겨 놓고 길바닥에 세워 봅니다. 처음에는 한동안 '신발을 낯설게 여겨' 제자리에서 꼼짝도 않더니, 아기 엄마가 아기 두 손을 잡고 한 걸음씩 걸음마를 떼어 주니, 아기는 이내 신과 발이 잘 달라붙어 주었는지, 이때부터는 엄마보고 손을 놓으라고 휘저으면서 혼자 씩씩하게 걷습니다.
신집을 산 곳은 동인천지하상가요, 동인천지하상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지하상가입니다. 그러나 아기는 이런 오르내리막에도 꿋꿋하게 걷습니다. 집에서는 곧잘 걸었어도 길에서는 처음 걷는 터라, 앞으로 곧게 걷지는 못하고 자꾸 모로 걷습니다. 걷다가 제 눈높이에 무언가 걸려 있는 물건이 보이면 어김없이 손가락으로 콕콕 건드립니다. 바닥에 물건이 깔린 가게 앞에서는 쭈그려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