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의 연꽃잎이 펼쳐지고 중앙부분부터 붉은색의 왕관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정숙
산모가 산고의 고통을 거쳐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녀를 낳고 기쁨과 행복을 영유하듯이 연꽃의 여왕 빅토리아 연꽃이야말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왕관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에도 고통과 인내를 감수하며 연못에 수줍게 피어나 붉은 속살을 살포시 드러내며 화려하게 등장한다.
왕관 모양을 한 빅토리아 연꽃을 보기 위해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관곡지에는 요즈음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며칠씩 꼬박 밤을 새우는 사진가들이 이제는 절친한 사이가 되어 담소도 나무고 커피도 함께 나누며, 화사하게 피워 기쁨을 선사할 빅토리아 왕관을 기다리고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모기와 전쟁하며 밤을 새운 사람들의 모습이 초췌하기 그지없지만 작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오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내일 다시 보자는 약속과 함께 돌아간다. 물론 모기와 한판 치른 전쟁으로 군데군데 반점 같은 영광의 상처를 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