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하는데도
왜 안 자르는 거야?
그런데 <스타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구태의연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 식상한 스토리 전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
우선 김혜수의 카리스마에 밀려서 그런 것일까 연기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이지아가 분한 이서정의 캐릭터가 구태의연하다.
사실상 모든 트렌디 드라마에서 여성 주인공의 캐릭터는 캔디형이다. 어떠한 어려운 일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다.
그런데, 여기에 실수투성이다. 허점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해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독차지 한다.
<스타일>의 이서정 인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과하면 과하지 덜하지 않는다. 어시스트인 그녀는 늘 실수를 달고 사는 사고뭉치다. 피팅하는데 다른데 신경 쓰다 핀으로 모델을 찌르고, 쉐프 서우진을 섭외하는 과정에 실수를 하고, 제주도 촬영을 가서 협찬 받은 옷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것도 모두 바람을 핀 남자친구 때문에. 사실상 사회에서 그러한 공과 사를 구분을 못하는 직원들 둔 상사라면, 기업이라면 그 사람은 당장 해고다. 그런데 드라마여서 그런 것인지 실수를 연발하는 이서정은 해고를 당하지 않는다.
그렇게 까칠한 박기자가 그러한 사고뭉치를 그저 혼내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은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문직 드라마의 세계를 그리는 드라마로서 이서정의 캐릭터 설정은 지나친 오버다.
시청자들은 그러한 실수를 연발하는 어시스트를 보길 원하기 보다는 냉정한 패션계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러한 캐릭터는 이미 다른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 더욱이 전문직 드라마인만큼 캐릭터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길 바란다.
하지만 이서정은 그러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물론 어시스트라서, 사람이라서 실수를 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실수가 너무나 잦다. 단 두 회에 모든 것을 보여주려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충분히 그러한 실수투성이의 모습이 아니어도 사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모든 트렌디 드라마에서 여성주인공의 캐릭터가 저렇게 실수를 연발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여기에 쉐프로 나오는 서우진의 캐릭터도 다른 여타 트렌디 드라마에서 나오는 실장캐릭터와 비슷하다. 단지 실장이라는 캐릭터 설정보다는 쉐프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진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좀더 신선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의 캐릭터는 이미 실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실수를 한 이서정을 감싸며 그녀를 위해서 케이크까지 손수 만들어주는 에피소드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류시원 캐릭터가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그가 이제껏 맡아온 부드럽고 착한 캐릭터를 연상케하고 있어 류시원의 연기마저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인다.
여타의 드라마에서 보던 말투와 표정 등 연기 자체가 이전 드라마에서 출연했던 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대체 쉐프 서우진이란 캐릭터를 왜 만들었을까 싶은 정도다. 그의 대사처럼 음식과 패션이 어울리는지 제작진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단지 실장이라는 캐릭터가 식상해 쉐프라는 직업을 만들어 낸 것이라면 차라리 서우진은 회사 내에 실장으로 만드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스타일>의 캐릭터는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식상하다. 그래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 식상하다 보니 내용 전개 자체도 기존 트렌디 드라마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2회 만에 모든 것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다. 그래서 보다 나은 드라마, 색다른 트렌디 드라마 한편을 완성해주길 바란다. 거기에 주말드라마에서도 이러한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한 마디로 엣지는 없고 스타일만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2009.08.03 09:43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새로운 <스타일>의 드라마를 보여주면 안되겠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