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서 출발한 '우성호'에 승선한 낚시객들이 우럭낚시에 푹 빠져 들고 있다.
추광규
낚싯배 선장님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은 다름 아닌 "오늘은 이상하게 고기가 안 나오네!"라는 말일 듯싶다. 계속된 남획으로 어자원이 줄어들다 보니 고기잡겠다고 먼길 오신 손님들이 공치거나 몰황(고기가 안 잡힘)일 경우 손님들에게 미안해 하면서 너무나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이기 때문.
특히나 남해 먼바다 즉 추자도나 만재도, 황제도 등 원도에 감성돔 낚시 출조할 경우 특히 그런 말을 많이 들은 바 있다. 감성돔이라는 고기가 워낙에 귀하다 보니 낱마리 조황만 해도 낚시꾼들 입은 함지박만 해지고 자랑스러운 듯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더욱이 4자나 5자(4자는 체장 40cm급, 5자는 당연히 50cm급)를 연거푸 몇 수라도 걸어 올리는 날에는 그 입은 찢어지다 못해 아예 귀에 걸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황은 어쩌다 한 번일 뿐. 대부분의 경우 썩 만족하지 못하는 조황에 그치는 게, 열 번 출조 나간다고 하면 아홉 번이 늘상 그렇다. 허탕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그 원인분석을 할라치면 한마디씩 거드는데 그 이유는 다양하기만 하다.
"오늘은 동남풍이 불어서, 물이 너무 안 흘러서, 청물이 들어서, 뻘물이 들어서, 수온이 너무 차서, 수온이 너무 높아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기만 하다. 한마디씩 거드는 이유가 단순하다. 시간과 막대한 돈을 들여 고기 얼굴 보려는 욕심에 그 먼 거리까지 왔건만 잡히라는 고기 대신 담배와 소주만 죽어라 잡았기 때문.
지난 2002년부터 3년간 남해 원도 감성돔 낚시의 메카인 완도에도 있었고, 특히 지난 15년동안 즐기고 있는 우럭낚시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대박 조과는 본 바도 없고 경험한 바도 없다. 무려 15년 동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