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깨비추억
정기상
방아깨비를 여유를 즐기고 있는 곳은 한적한 바닷가다.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철새가 몰려들 때에는 새들의 군무를 보기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름의 햇볕이 내리쬐고 있어 찾는 이가 없었다. 민들레 꽃씨가 바람을 기다리고 있을 뿐 방아깨비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없다.
방아깨비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다. 그 때에는 왜 그렇게 배가 고팠는지 모르겠다. 음식의 질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 배를 채울 수 있다면 그 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군것질이라고는 아예 생각도 할 수 없을 때였다. 하루 세 끼를 먹는 날은 재수 좋은 날이었다. 그런데 용돈이 어디에 있으면 주전부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지금처럼 산에 나무가 무성하지도 않았다. 헐벗은 산들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열매를 얻을 수도 없었다. 무엇이든지 부족하던 때였다. 철별로 구할 수 있는 것들인 제한적이었다. 겨울에는 칡뿌리를 캘 수 있었고 여름이면 띠 꽃을 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전라도 사투로 '삐비'라고 불리었다. 꽃을 피기도 전에 채취하였기에 꽃이 필 겨를이 없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