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고 버려진 동물을 돌보는 것은 끝이 없는 작업이다.
동물자유연대
내가 일하는 동물자유연대의 사무실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곳이다. 이곳에 벌써 30여 마리의 개들이 있다. 포화상태. 주변이웃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항의가 들어오면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만 할 수 있을 뿐. 방법은 되도록 많이 입양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개들을 좋은 가정으로 입양해 보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 곳에나 보낼 수가 없다. 그것은 책임감 없는 주인에 의해 두 번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에는 개를 먹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언뜻 이 말은 잘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유기견을 구조해 치료하고 입양을 보내는 것과 개식용이 무슨 상관이란 것인가?
2009년 6월 구름이는 개소주로 희생되었습니다분명히 사람들은 애완견과 식용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르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소위 반려동물이란 이름으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던 개들 중 일부는 확실히 누군가가 먹고 있는 보신탕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09년 6월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과 직원들은 그 사실을 뚜렷하게 목격했다.
6월 말의 어느 날. 오랜 기간 유기견의 구조 입양 활동을 해왔던 한 회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자신이 데리고 있는 개들을 모두 데려갈 수 없을 거 같다는 거다. 그 중에는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입양해 간 개들도 있었다. 입양을 추진해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며칠 후 돌아오는 대답은. 자신의 동거인이 개들을 어느 시골로 보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시골이라는 곳은 넓은 정원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공기 좋고 평화로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개를 시골로 보낸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시골이 아니라 "그 개를 도살해 먹는 용도로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 동거인을 설득해 어디로 갔는지만 알아봐주면 우리가 데리러 가겠다고 말했다. 복날이 다가오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며칠도 되지 않아 상황은 돌변해 있었다. 그 입양자는 태도가 바뀌어 이제 개들을 찾기가 어렵고 그 동거인에게는 말도 꺼내기 어려우며 다 지난 일이니 다시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왜 태도가 변했을까. 우리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 앞으로 다가와 있음을 직감했다. 십중팔구 이런 경우 이미 개를 먹어치웠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는 대답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시골로 보내졌다는 개들이 모두 대형견들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더욱 불안했다. 우리는 이미 그 입양자가 남겨진 작은 개들 역시 키울 능력이 안 된다고 판단, 나머지 개들을 사무실로 데려왔고 그 과정에서 시골로 보내진 개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