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산재신청을 했으나 불승인 난 유족과 피해자 5명 전원이 심사청구를 신청했다.
공단 스스로 전원 승인 결정해라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21일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불승인 사건 근로복지공단 심사청구 제기와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한 7월 공동행동 선포'기자회견을 갖고 심사청구 취지를 밝혔다.
반올림은 "백혈병 피해자 5명의 산재 불승인은 명백한 전체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폐기였다"며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불승인을 전원 승인으로 결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반올림은 또 피해자들은 2008년 7월 이전에 산재신청을 해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는 구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공단은 이 법 조항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이 필요하지 않은 자문의사협의회를 굳이 개최하였지만 참가 의사들조차도 업무상 질병이라고 볼 수 없는 명백한 반증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런 의견은 공단에 의해 무시되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故황유미 노동자 유족 황상기 씨는 "방사선 측정기가 측정을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노출이 있었는데 이것이 산업재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병인지 공단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故황민웅 노동자 유족 정애정 씨도 "피멍든 유족을 짓밟은 것이 근로복지공단이었고 불승인에 땅만 치고 앉아 있을 수 없다."며 "심사청구가 안되면 재심사청구를 하겠다. 이번 싸움을 '산자의 사명'으로 알고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갈 것"이라며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연대발언. 이날은 쌍용자동차 투쟁과 언론노조 파업으로 바쁜 민주노총에서 두 분의 연대발언이 있었다.
민주노총 배강욱 부위원장
"오늘 경찰이 한 명도 안 보인다. 다 쌍용자동차, 용산, 국회로 갔나보다. 삼성반도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투병 중인데, 이것마저 사각지대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는 진실과 정의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기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싸움이 아니다. 우리의 행동이 현실에서 노동권과 건강권을 쟁취하는 밑거름이다. 지금의 정국이 끝나면 주목받는 싸움이 되어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부본부장 박신영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은 삼성 눈치보기, 편들어 주기, 봐 주기가 숨은 잣대였을 것이다. 수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빼앗는 삼성과 공단의 불승인에 분노한다. 우리 싸움이 쉽지 않은 길이지만 (반도체 노동자에게) 기대와 희망이 되는 행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