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마을콘소트형 의자
김강임
초록이 짙어가는 7월, 제주시에서 서부 중산간도로(1116번 도로) 가는 길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중산간 오름 등성이에는 허옇게 안개가 끼어 있었다. 들녘은 농부들이 심어놓은 콩과 밭벼가 여백을 채웠다.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아홉굿 마을 표지석을 지나자 아홉굿 숲이 보였다. 시골마을 한복판이라야 잔디와 고목 그리고 정자가 전부지만, 이곳의 특별함은 모양과 크기가 각기 다른 무려 1000개나 되는 나무의자에 있다.
하늘이 내려줬다는 낙천, 천 가지의 기쁨을 간직한 마을 낙천, 물맛이 좋아 사색에 잠기게 된다는 서사미 마을(西思味村), 제주시 서쪽에 자리 잡은 중산간 낙천리 마을에 요즘 이 나무의자들 때문에 경사가 났다. 그동안 개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한적했던 마을에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아홉굿 마을에 생긴 느린 쉼터 때문. 느림의 휴식공간 주인공은 바로 이 1000여개의 의자다. 여느 공원처럼 잘 꾸며놓은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풍경이 묻어나는 정원이랄까. 느림의 미학이 묻어나는 쉼팡이다.
마을 주민들이 2년여 동안 의자 1000개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