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는 빠른 효과를 보이는 반면 쇼크나 국소 감염 등의 부작용 문제를 항상 가지고 있다.
엄두영
"의사선생, 주사 한 대만 놔줘…."
"어르신, 안돼요. 주사랑 약이 효과가 똑같은데 자꾸 주사만 찾으세요? 주사를 맞으시다가 부작용 날 우려도 있으니까 참으셔야 해요."이런 대화는 시골의 보건지소에서라면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주사제 처방 금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에게는 간곡한 설득이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버럭 화를 내고 다른 병원으로 가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제 마음도 편치 못합니다.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사제가 득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처방을 자제하려고 노력합니다.
지난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발표에 따르면 주사제 처방률은 2007년 4분기의 23.6%에 비해 2008년은 22.8%로 0.8%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002년 4분기의 36.5%에 비하면 매년 조금씩 주사제 처방이 감소하여 20% 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는 것입니다.
주사는 만병통치약?일반적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주사도 맞지 않고 병원 문을 나서는 것이 의사로부터의 진료행위를 제대로 받지 않고 나서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만약 주사를 맞고 나온다면 엉덩이를 문지르면서도 뭔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주사는 엄밀하게 경구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액체로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사제를 처방하는 경우는 의학적으로 본다면 크게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주사제를 처방해서 빠른 의학적 효과를 보기 위한 경우이고, 두 번째는 경구 약물로 흡수되지 않거나 효과 보기 힘든 약물들의 효과를 보기 위한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사제가 경구 복용 약에 비해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한정호 청주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단지 빠르게 흡수되어 빠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효과가 좋게 느껴지는 것뿐"이라며 "경구 복용 약물은 효과가 좀 느린 대신에 오래가기 때문에 효과의 차이는 없다"고 말합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주사제를 잘못 맞을 경우 맞은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주사 약물에 대한 쇼크도 발생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나 주사를 맞으시는 분들은 이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한다"고 주사제의 부작용도 간과하지 말 것을 조언합니다.
경남과 전남, 왜 주사제 처방이 많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