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그린웨이' 자전거도로, 왜 하필 농로에?

주민 의사 무시한 자전거도로, 농민과 자전거 이용객 갈등만 초래

등록 2009.07.20 14:28수정 2009.07.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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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연꽃마을을 거쳐 물왕저수지까지 이르는 7.5Km의 자전거길이 있습니다.

시흥시가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해 조성중인 '물왕저수지-갯골생태공원-월곶-오이도'를 잇는 총 연장 24.2Km 규모의 자전거도로 '그린웨이' 중 일부 구간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일부 언론들은 이 자전거길을 '시흥시 대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최적의 코스' '이달의 가보고 싶은 곳'이라며 칭찬하고 있습니다.

 시흥시 그린웨이 자전거도로
시흥시 그린웨이 자전거도로이장연

 갯골생태공원 앞 자전거도로
갯골생태공원 앞 자전거도로이장연

 시흥시는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다.
시흥시는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다.이장연

그런데 '그린웨이'란 이름의 자전거도로가 들어선 곳은, 주변 농경지(하중들)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이용하던 농로였습니다. 이 때문에 포동-하중동 일대 주민들은 시흥시의 무계획적인 탁상행정-교통정책에 '애꿎은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내기-추수를 해야하는 농번기에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등 농기계가 옛농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자전거도로를 오가는 자전거 이용자들 때문에 농사짓기가 힘들다 합니다. 자전거도로가 트랙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데, 자전거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주민들과의 충돌과 사고위험도 많아졌다 합니다.

 비좁은 기존 농로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자전거 동호인들과 농민들 간 충돌을 불러일으켰다.
비좁은 기존 농로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자전거 동호인들과 농민들 간 충돌을 불러일으켰다.이장연

 자전거 동호인들은 비좁은 자전거도로를 빠르게 이동해 충돌 위험이 곳곳에 있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비좁은 자전거도로를 빠르게 이동해 충돌 위험이 곳곳에 있다.이장연

 대책없이 농로를 자전거도로로 만들었다.
대책없이 농로를 자전거도로로 만들었다. 이장연

이에 농민들은 아예 '그린웨이'를 없애고 원래대로 농로로 쓸 수 있도록 시에 요구했지만, 수년전부터 사고발생 우려와 민원(자전거 동호인들과의 마찰)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시흥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작 표지판에 농번기에는 자전거보다 농기계가 우선적으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게 협조해 달라고 써놓은 것 뿐입니다.

정부는 '4대강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강하천 주변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 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난데없이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겠다 하여 시흥시 '그린웨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질 듯 합니다.

자전거도로 없이도 맘편이 살던 원주민(농민)들을 외면한 무분별한 자전거도로 건설이, 되레 낯선 자전거 이용객들과 주민들 간의 불편-갈등만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무분별한 자전거도로는 주민 불편만 가중시킨다.
무분별한 자전거도로는 주민 불편만 가중시킨다. 이장연

 갯골 주변 농로를 자연스레 오가는 자전거들
갯골 주변 농로를 자연스레 오가는 자전거들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도로 #그린웨이 #자전거 #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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