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관리 받기 전의 모습.
최민호
처음에는 길게 자란 손톱을 깎는 것부터 시작했다. 손톱깎이를 단 두 번 놀려 손톱을 하나씩 깎아주는데 그 빠르고 정교한 손놀림이 범인(凡人)인 내가 보기엔 퍽 놀라웠다. 뚝딱 하는 사이에 손톱을 다 깎은 뒤, 이번에는 '화일'이라고 부르는 자 모양의 도구로 손톱 끝을 갈기 시작했다. 표면이 거칠어서 아프진 않을까 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말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은 이제 '핫스파'로 직행한다. 뜨거운 물속에 손가락을 담가 적당히 불려 손질하기 편하게 만든다고 한다. 뜨거운 물속에 손가락을 담그고 있으니 몸이 조금 나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상체를 조금 앞으로 숙인 약간은 불편한 자세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간 졸음이 밀려올 정도로 나른했다.
한동안 물에 담가뒀던 손을 꺼내고 이제 본격적인 '큐티클' 제거에 들어갔다. 큐티클이란 손톱과 피부 사이에 존재하는 각질 같은 것으로, 이걸 제거하면 손톱이 깔끔해지고 더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니퍼'와 '푸셔'라는 도구가 사용된다. 푸셔로 큐티클을 밀어낸 다음 니퍼로 큐티클을 집어서 떼어낸다. 중간 중간 오일을 발라 큐티클 제거를 용이하게 한다.
큐티클을 다 없애고 나면 소독약을 손에 뿌려 청결하게 한 다음 핸드크림을 발라 손 마사지를 한다. 손가락 마디마디와 사이사이를 적절한 세기로 눌러주는 마사지에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런 다음 뜨거운 물수건으로 손을 닦아내고 마지막으로 손톱 영양제를 바른다. 보기엔 무색 매니큐어같이 생겼지만 손톱이 약한 사람이 바르면 좋은 영양제라고 한다.
드디어 손톱관리가 끝났다. 여기까지가 남성케어의 전부라고 한다. 여성케어는 여기에다 각양각색의 매니큐어를 바르고, 여러 가지 모양과 무늬를 넣는 그야말로 '네일아트'의 단계로 넘어간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여성케어까지 받아봐?'하는 마음이 잠깐 들었지만 이성이 허락하지 않아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