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곶항, 그물이 천 코면 걸릴 날이 있다

[포토] 그물 손질하는 어부와 고깃배 쉬어가는 월곶포구

등록 2009.07.14 17:03수정 2009.07.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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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월곶동에 있는 월곶(月串)포구는 육지에서 바다로 내민 모습이 마치 반달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수군 만호가 설치되었던 군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1992년부터 갯벌 매립을 시작해 1996년 12월 말 공사를 끝낸 현재 포구와 선착장 인근에는 어시장과 횟집을 비롯한 위락시설을 조성해 놓았다.

 월곶포구
월곶포구이장연

 물빠진 월곶항
물빠진 월곶항이장연

 갯벌위에 엉덩이을 깔고 앉은 고깃배들
갯벌위에 엉덩이을 깔고 앉은 고깃배들이장연

월곶동 옛 지명에는 고잔-구능뿌리-월동-궁골-별감-삼밭-샛터-우묵골-응고개-조구나리-이호정 등이 있는데, 고잔은 마을의 위치가 내륙 쪽에 있어 고지의 안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예전에는 인천을 왕래할 때 이곳에서 배를 탔다고 한다.


월동은 조선시대 때 월곶선 밑에 있는 하천의 동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월동리는 여러 마을 중 가장 먼저 취락을 형성한 큰 마을이라 한다. 조구나리는 조선시대에 배가 드나들 때 조기를 가득 실은 배가 들어 왔다 하여 조개나루라고 한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렇게 바다와 갯벌 때문에 유래한 이름들을 간직한 월곶도, 갯골을 사이로 마주한 채 대규모 택지개발이 벌어진 인천 한화지구-논현지구처럼 갯벌 위에 작은 신도시로 개발해 놓았다.

 갯골을 사이로 인천 소래와 경기도 시흥 월곶으로 나뉜다.
갯골을 사이로 인천 소래와 경기도 시흥 월곶으로 나뉜다.이장연

 월곶포구에 즐비힌 횟집과 치솟은 고층아파트
월곶포구에 즐비힌 횟집과 치솟은 고층아파트이장연

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월곶을 찾았을 때, 병풍처럼 늘어선 신도시 고층아파트와 맞닿은 해안도로를 따라 갯골에서 망뚱이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아참, 소래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월곶으로 가기 위해서는 77번 국도 아래 소래대교로 오르는 육교를 이용해야 한다.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접안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포구와 선착장에는, 물이 빠지자 새벽 뱃일을 마치고 돌아온 고깃배들이 엉덩이를 맞대고 누워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늑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포구 주변에 즐비한 횟집들도 토요일 오전에는 한산해, 물빠진 갯벌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는 물새들의 먹이활동도 느긋이 바라볼 수 있다.

월곶항 선착장과 선박수리소 인근에 몰려 있는 크고 작은 고깃배들도, 다시 뱃일을 나가기 위해 그물을 손질하는 부지런한 어부들이 소박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바지런히 날개짓과 부리질을 하는 물새와 투박한 손으로 그물을 잇는 어부들 모습에, '그물이 천 코면 걸릴 날이 있다'란 속담도 절로 떠오른다.


 물빠진 갯벌에서 물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물빠진 갯벌에서 물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이장연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이장연

 선착장에 옹기종이 모여있는 고깃배들
선착장에 옹기종이 모여있는 고깃배들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월곶포구 #고깃배 #어부 #월곶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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