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G8확대정상회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실제 한국과 EU쪽에서 최종 타결한 내용을 보면, 가장 큰 이익을 올릴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분야도 예상보다 이익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EU의 경우 자동차 관세(10%)가 우리나라(8%)보다 높아, 이를 철폐할 경우 국내 자동차의 수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경우 이미 동유럽에 생산공장을 지어놓고 현지생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오히려 부가가치가 높은 유럽산 고급 자동차들의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전자제품과 TV용 브라운관 등에서 관세를 인하할 경우 일부 혜택을 볼수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해 주요 전기전자 제품의 경우 이미 관세가 없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다.
반면에 유럽에서 경쟁력이 높은 정밀 기계류와 정밀화학 등의 분야에선 부품 등의 대외의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럽연합 쪽에서 관심을 보여온 돼지고기(관세 25%)의 경우 냉동 삼겹살과 냉장육 등은 10년 이내, 냉동육은 5년 이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한 상태다. 와인의 경우도 한-EU FTA가 발효되면 관세 15%가 사라지고, 치즈를 비롯한 각종 유가공 제품의 관세도 없어지면서 국내 시장의 상당수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국내 축산농가를 비롯해 낙농업계의 경우 한-EU FTA의 협상 타결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EU와의 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으면서, 협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법률적 검토작업과 가서명 작업을 먼저 진행하기로 해 밀실 협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혜민 대표는 "한미FTA 때 협상 타결후 협정문을 공개한 것과 달리 이번 EU와의 FTA 협정문의 경우 양쪽이 법률적 검토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께 가서명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통상전문인 송기호 변호사는 "국민 생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 추진 과정은 국민에게 협상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합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국민에 대한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가서명한 후에 협정문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지난 참여정부보다 더 후퇴한 밀실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송 변호사는 "이같은 정부의 통상일방주의는 결국 국민 모두를 위한 개방이라기보다는 일부 기득권세력들만을 위한 개방과 협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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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줄 알았는데... 한-EU FTA, 한미FTA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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