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꽃공작의 깃털을 닮은 자귀나무 꽃
윤병렬
공작의 깃털을 닮은 듯, 어찌보면 명주실 같기도, 부채춤의 부채 같기도, 솜털 같기도 한 자귀나무 꽃입니다. 꽃말은 '가슴 두근거림', '환희'랍니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자귀나무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뒷길을 달리다 숨이 차 헉헉거릴 때 다시 만난 너는 수줍은 처녀의 미소로 다가와 터질 듯한 심장의 고통 달래 주었지."
"그 꽃 지면 조롱조롱 콩알 맺어 바람 따라 길 떠난다지. 이별의 그 날 오기까지 밤마다 보듬는 너의 사랑에 여름 밤은 식지 않는 것 같구나."
김점희 시인이 쓴 '자귀나무'란 시의 한 구절입니다. 자귀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밤이나 흐린 날에는 잎이 서로 보듬는 듯 접혀져 잠을 자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 모양이 마치 귀신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 소 먹이러 산이나 들로 나가면 소가 제일 먼저 입을 대는 나무가 자귀나무였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소쌀밥 나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