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앉아 해바라기 하는 걸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홀로 있는 듯 보여도, 저 옆으로 이웃집 걸상이 있어, 서로 걸상에 앉아 먼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최종규
그때에도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걸상이나 평상에 앉아서 동무들하고 어울려 있었고, 동무하고 놀고자 찾아간 저 같은 조무래기를 동네 어르신들은 걸상이나 평상에 앉아서 웃음으로 반겨 주었습니다.
이즈음, 동네마실을 하면서 걸상이나 평상에 앉아 골목아이와 노는 어르신을 만나기란 수월하지 않습니다. 서너 살만 되어도 으레 어린이집에 보내곤 하니까요. 그러나, 예전 같지는 않다 하여도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엄마랑 할머니랑 또는 할아버지랑 평상에서 어울리거나 장판을 깐 골목 어귀에서 어울리는 모습을 드문드문 만납니다. 한식구가 도란도란 어우러진 모습을 아기를 안고 지나가며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우리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나 저 아이들처럼 골목길을 뛰놀 나이가 되면, 아이는 이웃 동무를 사귀면서 이웃사람과 나란히 평상이나 장판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나누지 않으랴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