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맘 VS 베타맘> 겉그림
노마드북스
알파맘들은 글을 쓴 저자처럼 그 어떤 세대들보다 아이 문제에 훨씬 적극적이다. 그래서 언뜻 '강남엄마'나 '대치동 엄마', '슈퍼맘'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알파맘들은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방식에서 이들과 전혀 다르다.
아이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들을 현장에서 직접 얻었던 기존의 슈퍼맘들과 달리 알파맘들은 인터넷은 기본, 수시로 '내 아이를 위한 무엇을 얻고자' 인터넷 정보 사냥을 한다. 이렇게 사냥한 정보를 육아나 교육에 적극 활용함은 물론이다. 이들은 나아가 블로그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의 게시판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올려 적극 공유한다.
알파맘들의 이런 적극적인 정보수집과 정보공유는 종종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들은 그 누구의 말보다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엄마들의 말을 신용, 물건을 구매하거나 불매하는 최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알파맘들의 정보로 뭉친 힘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에도 수입 판매되는 '토마스 기차'라는 미국의 장난감에 쓰인 페인트에서 납 성분이 검출되었을 때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한 이들은 알파맘 TV동호회. 그들이 동호회 회원들에게 전체메일을 띄워 이 사실을 알리고 반품과 불매운동을 주도한 것은 '타임'지 기사보다도 무려 1주일이나 빨랐단다.
환경호르몬과의 싸움에 앞장을 선 것도 바로 알파맘들이었다. 캐나다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젖병 판매를 법으로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이 젖병의 판매가 계속되자 알파맘들은 적극 대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환경호르몬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던 알파맘들은 어떤 제품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지, 안전검사 항목을 꼼꼼히 따져보고 조사하여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불매운동과 구매운동을 들불처럼 이어갔다. 그리고 차츰 영역을 넓혀가며 아이들이 쓰는 모든 물건과 환경에 위험을 가할만한 요소는 없는지 살피며, 사회와 기업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로 엄마라는 이름으로!-책 속에서<알파맘 VS. 베타맘>은 크게 3부로 구성, 1부에서는 이처럼 알파맘의 정의와 특성, 알파맘의 등장과 사회적 배경, 알파맘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한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의 알파맘들과 그 사례를 몇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이들의 다양한 교육 방식과 노하우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사교육에 맞서 엄마가 직접 내 아이의 '엄마선생님'이 되어 지금은 회원 수 6000명이 넘는 '엄마아빠표 영어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엄마 김은주씨 ▲아이의 학습지도 계획표부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문제지까지 직접 만드는 아이의 '학습매니저' 김수진씨 ▲순수 국내파 아이를 4개 국어에 능통한 외국어 영재로 키우고 아이의 취미 활동까지 효율적으로 설계하여 글로벌 인재로 키운 엄마 임정민씨 등은 대표적인 한국의 알파맘들.
외에도 1.8kg 미숙아를 건강한 아이로 키워 낸,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깐깐하고 까칠한 알파맘도 만날 수 있다. 알파맘TV를 설립하였으며 미국에서 제조 판매되는 아이들을 위한 모든 식품이나 물건들을 시험 평가하는 '알파맘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알파맘 이사벨이나 육아제품 사용후기로 월 4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파워 블로거가 된 알파맘 콜린의 사례도 만날 수 있다.
알파맘의 교육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대하는 엄마들이 나타났다. 이들이 바로 베타맘들. 알파맘이 '매니저형'이라면 '베타맘'은 서포터형이다. 베타맘들은 아이에게 자유를 주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린다. 언뜻 무관심하고 방임하게 보이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베타맘들은 알파맘들만큼 아이 문제에 관심도 많고 진지하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아이를 위한 인내와 고민이 훨씬 깊어 보인다.
2부에서는 이런 베타맘들을 소개한다.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해주겠다는, 그리하여 보낼 수 있는 학원을 몇 개든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집으로 선생님이 오고, 학습지까지 시키고서야 안심이 되었던 6학년 예훈이 엄마 박미경씨는 얼마 전까지 알파맘을 꿈꿨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엄마학교'에 갔다가 생각을 바꿨고 이제는 베타맘이다.
알파맘를 꿈꾸다가 베타맘이 되기란 쉽지 않다. 예훈이가 모든 학원을 끊고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 자유를 맘껏 주던 그녀는 '이러다가 내 아이만 처지는 것 아닌가?'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고 베타맘이 되기를 포기한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이제 "그동안 앞에서 끌고 가느라 미처 보지 못한 아들의 모습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 행복한" 베타맘이다.
외에도
▲온몸으로 세상을 배우게 하고자 아이를 산촌학교로 유학 보낸 엄마 한지원씨 ▲학원 순례 대신 지구촌 투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를 만나게 한 엄마 김연숙씨 등 한국의 대표적인 베타맘들과 트레이시 등 외국의 여러 베타맘들이 소개된다. 알파맘이나 베타맘이나 사례로 그치지 않고 그녀들의 솔직한 심정, 그 목소리까지 실었다.
개인적으로는 베타맘들의 교육 방식을 좋아한다. 때문에 책을 통해 이들의 사례를 접하는 동안 베타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리나라에 진정한 베타맘들이 좀 더 많이 확산되어 학원 순례를 하는 아이들이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아이들이 훨씬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2+2=4? 공식대로 자라지 않는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마지막 3부에서는 1부와 2부에서 다룬 알파맘과 베타맘의 다른 교육 방식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원칙과 철학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자녀 교육의 현명한 방법 등을 고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흔히들 피겨요정 김연아를 만든 가장 큰 공로자는 어머니 박명희씨라고 말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만만찮은 레슨비와 링크장 대관비를 부담했다거나 아이를 데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먼 거리에 있는 훈련장을 오고 갔다거나, 체중조절을 위해 식단에 신경을 썼다거나 등, 김연아에게 엄마 박명희씨는 그저 단순한 엄마가 아니라 엄마이면서 친구이며, 열정적이고 유능한 매니저이자 현명하고 냉혹한 코치였다는 것이다.
엄마 박명희씨가 없었다면 피겨요정 김연아는 가능할까? 김연아의 엄마와 비교되는 엄마는 오바마의 엄마. 그녀는 재혼과 공부를 위해 미국을 떠나 인도네시아로 갔다. 즉 아이의 인생보다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이 우선인 엄마였던 것. 하지만 오바마는 자기 인생과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주저 없이 손꼽는다. "어머니가 보여준 삶과 철학 그 자체가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가르침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이 두 엄마의 자녀 교육 방법은 극명하게 대립된다. 한쪽은 자칫 지나치게 극성으로 보이기도 하며, 한쪽은 무관심과 방임주의로 보이기도 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김연아나 오바마가 '엄마의 영향' 때문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어느 쪽이 더 아이에게 현명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내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엄마는?
솔직히 피겨 요정 김연아 같은 딸이 부럽기도 하지만 엄마 박명희의 김연아 만들기 노력은 따라할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오바마의 엄마처럼 아이보다는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먼 길을 선뜻 떠날 자신도 없다. 사실 대한민국 엄마들 대부분이 나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책은 사교육과 입시전쟁이 치열한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번듯·반듯하게 키우려는 엄마들의 고민과 열정으로 진지하다. 책 덕분에 '정도를 넘어선 극성' '알파맘들은 돈 있는 사람들이나!'와 같은 무조건적 오해는 사라졌다. 책을 읽는동안 엄마로서 나의 태도를 점검하고 돌아봤음도 물론이다.
아이들은 2+2=4와 같은 정해진 답에서 자라지 않는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알파맘이 되기를 바라는 이 사회에서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욕심을 어떻게 내려놓을 것인가? 이 책은 좋은 힌트가 되어 줄 것이다.
알파맘 베타맘 - 엄마들의 교육전쟁
장윤정 지음,
노마드북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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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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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대로 안 자라는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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