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이 결정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문이다. PK가 보면 노 전 대통령은 미우나 고우나 고향 사람이다. 그의 죽음이 PK 지역, PK 서민에게 주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부산상고 동문 체육대회에서 시축하는 노무현 대통령(2007.4.8)
고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제공
이처럼 동요하던 PK 민심이 결정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문이다. PK가 보면 노 전 대통령은 미우나 고우나 고향 사람이다. 퇴임 후 그는 고향으로, 그리고 '바보 노무현'으로 돌아갔다. 소박한 삶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상식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럼으로써 5년 내내 보수 세력이 만들어내고 유포시킨 '반노 정서'를 털어냈다. 따라서 그의 죽음이 PK 지역, PK 서민에게 주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PK에서 얻은 득표율(지역구 기준)은 50.7%였다. TK에서의 그것은 57.8%였다. PK가 한나라당을 지지한 수준은 수도권(48.8%)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비록 의석에선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얻었지만, 득표율에서 보면 PK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일부라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KSOI 6월 말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PK 지지율은 20.7%였다. 전국 평균(23.3%)에 약간 밑도는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은 19.6%였다. 반면, TK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40.0%, 민주당 지지율은 6.1%였다. 이처럼 PK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정도는 TK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도는 TK의 3배를 넘는다.
정당 지지도에서 PK의 동요는 금년 5월부터 시작됐다. 그 이전 40%대에 있던 PK에서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5월에 20%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민주당이 이때를 기점으로 10%대에 진입했다. 6월, PK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3개월 전과 비교할 때 무려 28% 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3개월 전에 비해 13.8% 포인트 상승했다.
PK가 한나라당 편애에서 벗어난 것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때문이다. 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정치보복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PK의 동의율은 57.4%였다. TK(44.3%)에 비해 월등히 높고, 충청권(51.6%)보다도 높은 수치다. 6월 초 KSOI 조사에서 PK는 친노 인사들의 정치활동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44.5%)을 표시했다. TK에 비해 13.7% 포인트 높은 것이다.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검찰 수사에 구속된 박연차나, 그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몇몇 친박 의원들 모두 PK 출신이다. 그로 인해 PK는 상당한 불만을 가지게 됐다. PK에서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 대해 '형평성이 있다'는 의견은 32.1%였다. 전체 평균(34.2%)과 비슷하지만, TK(54.9%)보다 훨씬 낮다.
그런데, 문제는 이탈이 PK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충청권도 반여(反與)로 확실히 돌아서고 있다. PK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호남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인 지역이 충청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떨어졌다. 충청권 3개 광역단체장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속수무책이다.
여권의 홀대에 이탈로 화답한 충청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