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집 시렁에는 책이 놓여 있어 책시렁입니다.
최종규
나라 안팎 옛이야기와 동시를 짤막하게 담아내고 있는 글하고 그림을 넘겨 보는데, "언제나 웃는 얼굴 방글방글"이라는 시를 읽다가 흠칫 놀랍니다. 참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싸우지 말고 착하고 환하게 웃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삐죽삐죽거리면 싫어하고, 아이가 낯을 찌푸리면 나무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어른들은 늘 찌푸린 얼굴에다가 성난 낯으로 돌아다닙니다. 아이들 앞에서 거친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뇌까리며, 이웃사랑 동무사랑은 거의 펼치지 않아요.
모르기는 몰라도, 1982년뿐 아니라 2002년에도 매한가지인 우리들이 아니었으랴 싶고, 2012년이나 2022년이 되어도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한테만 '착한 사람 되기'를 바라고, 우리 어른 스스로는 '착한 사람 되도록 애쓰기'는 안 하지 않으랴 싶습니다.
만화책 《Ashibe Ywooho/편집부 옮김-크리스탈☆드래곤 (1)》(영상문화사,1994)와 《다카하시 류미코/편집부 옮김-1파운드의 복음 (2)》(제삼아트,1995)을 봅니다. 두 가지 모두 해적판입니다. 옮긴이 이름이 없을 뿐더러, 출판사 이름을 보건대 이웃나라 몰래 슬쩍 펴낸 녀석들입니다. 《크리스탈☆드래곤》은 순정역사만화이고, 《1파운드의 복음》은'권투선수와 수녀' 이야기를 담은 다카하시 류미코 님 오래된 작품입니다. 판권을 살피니, 다카하시 류미코 님 다른 작품인 《비밀은 없어!》도 내놓았다고 하는데, 해적판 만화책으로 이 판을 헌책방에서 짝맞추기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해적판 아닌 만화책을 판끊어진 가운데 헌책방에서 만나기도 어려운 노릇이지만, 판끊어진 해적판은 더더욱 만나기 어려우니, 그저 이렇게 오늘 구경해 본 일로도 고맙게 여겨야 할까 싶습니다.
.. '저는 박동철 씨를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틀렸을까요. 주여, 대답을!' .. (220쪽)《1파운드의 복음》은 이름으로만 듣던 작품이기에, 짝을 잃은 하나만 달랑, 더구나 해적판으로 들어와 있어도 반갑습니다. 다카하시 류미코 님은 첫무렵 작품이나 요즈음 작품이나 만화 그리는 매무새나 느낌이나 그림결이 거의 한결같구나 싶은데, 만화에 담는 생각힘이 퍽 남다릅니다.
《Queen 스페셜 별책부록 : 알뜰시장 가이드》(?)가 보이기에 집어들어 봅니다. 책겉에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시장을 알려준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치면 '인천에 있는 알뜰시장'은 오직 소래포구 한 군데 이야기만 담아 놓습니다. 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