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자사고 심의... 항의 학부모 연행

잠긴 현관문 놓고 실랑이 끝에 유리창 파손

등록 2009.06.26 16:33수정 2009.06.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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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교육청이 26일 오전 천안 북일고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시작하자 충남 학부모단체 대표들이 도교육청을 찾아 항의를 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이 26일 오전 천안 북일고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시작하자 충남 학부모단체 대표들이 도교육청을 찾아 항의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도교육청이 26일 오전 천안 북일고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시작하자 충남 학부모단체 대표들이 도교육청을 찾아 항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도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신청한 천안 북일고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자사고 지정을 반대하는 충남지역 학부모와 단체들은 도교육청을 찾아 항의했다.

 

충남교육청은 26일 오전 외부 위원 6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회'의 첫 심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심의위원들의 상견례와 함께 자사고 지정 규정 및 절차 등에 대한 브리핑, 그리고 서류검토 정도의 내용만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앞으로 2-3회의 회의를 더 열고 북일고의 자사고 전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며, 결론이 내려지면 이를 교육감에게 보고해 교육감이 최종결론을 내리게 된다.

 

교육청은 특히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앞으로의 회의 일정 및 심의위원들에 대한 신상정보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자사고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 및 시민단체 회원들은 '밀실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찬반의 여론의 엇갈리고 논란이 일고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심의 회의나 심의위원들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충남교육청이 문을 걸어 잠그고 학부모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이에 반발 항의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교육청이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이 유리창 파손자를 강제연행하려고 하여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충남교육청이 문을 걸어 잠그고 학부모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이에 반발 항의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교육청이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이 유리창 파손자를 강제연행하려고 하여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교육청이 문을 걸어 잠그고 학부모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이에 반발 항의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교육청이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이 유리창 파손자를 강제연행하려고 하여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편 자사고 지정을 반대하는 충남지역 학부모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 10여 명은 이날 회의장을 찾아 항의 피켓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현관문이 잠기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잠긴 현관문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면서 '자사고 지정 반대'를 외쳤다. 또한 심의위원회 비공개에 대해 항의하고 '심의위원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현관 진입을 막는 공익요원 및 교육청 직원들과 몸싸움과 언쟁이 일기도 했다. 특히,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심의위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건물 뒷문을 지키던 일부 학부모와 교육청 직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현관 유리창 1개가 파손되고, 공익요원 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러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자 교육청 경비 책임자는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유리창 파손자 오아무개씨를 지목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면서 경찰서 동행을 요청했다.

 

그러자 함께 있던 학부모 및 단체 대표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위기까지 연출됐다. 이에 경찰이 "신고가 들어왔고, 피해가 발생했으니 경찰서 동행 수사는 불가피하다"며 "연행을 거부하고, 이를 막아서면 특수공무집행방해죄까지 적용된다"고 말했다.

 

결국, 오아무개씨가 중부경찰서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이날의 항의시위는 모두 끝이 났다.

 

이에 대해 김지훈 충남교육희망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은 "심의위원들에게 학부모들의 의견을 전달하려고 왔는데,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출입조차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이냐"며 "특히, 현관을 막아서서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경찰에 신고해 결국, 학부모를 경찰서로 연행하도록 하는 교육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청인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사고 지정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현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면 누구나 교육청에 그러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귀를 막고 싫은 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충남교육청의 태도에 대해 앞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06.26 16:33ⓒ 2009 OhmyNews
#자율형사립고 #자사고 #충남교육청 #천안 북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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