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등록 2009.06.23 14:41수정 2009.06.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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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인구의 10% 이상이 경험하고 있는 질환으로, 정신과 외래를 방문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됩니다. 그 만큼 우울증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질병이고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 하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고 치료 받고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걸려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조차 우울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어떤 문제이든 자세히 알지 못하고 수박 겉 핥기 식으로만 보면 괜히 무서워 보이고 걱정만 늘어갈 때가 많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속설과 진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우울하다는 말에 정의를 새로 내려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우울하다'라는 말은, 의학적인 분야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흔히 우울증을 병적인 질환으로 보기보다는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 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우울증을 헤어나올 수 없는 불치병쯤으로 생각해서 한 번 걸리면 별다른 치료가 없다고 생각해서 치료도 받지 않고 지내거나, 혹은 우울증은 마음의 질병이니 내 마음만 잘 다스리면 되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은 '감기'  쯤으로 여기고 넘기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병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때로는 너무 쉬운 질병으로 때로는 불치병처럼 힘든 질병으로 여기는 것은 실상 우울증을 고쳐나가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울증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치료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  기분이 우울하면 다 우울증인가?


A. 우리는 흔히 일상생활에서도 우울하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한 상태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시적으로 기분이 우울한 것을 가지고 우울증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2. 우울증은 여자에게 더 많다는데 사실인가?


A. 사실입니다. 우울증은 여자에서 2배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대개 산후 우울증이나 갱년기 우울증 생리전 증후군 등과 같은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가 사회문화적으로 스트레스가 더 많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남성에 비해서 덜 표현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여성분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생각해야겠지요.

3. 우울증은 소아나 청소년에게도 나타날까?

A. 대개 소아나 청소년기에는 우울증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청소년이나 소아에서도 우울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옵니다. 원래 사춘기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기분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도를 지나친 경우, 우울증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4.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많이 한다는데 사실일까?

A.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울증과 관련해서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자살시도의 경험이 있는 경우인데, 대개 자살 기도자의 70%가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고, 그 중에 70%가 우울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고로 자살기도자의 50%정도가 우울증 환자인 것입니다.)  주변에 우울증에 걸린 분들이 있다면 자살 같은 안 좋은 일을 하지 않도록, 자주 찾아보고 치료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5. 우울증은 유전이 된다는데 사실인가?

A. 우울증에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100% 작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부모님들 중에 우울증에 걸린 분들이 있다고 해서 100% 자녀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분명히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므로, 가족중에 우울증이 있는 경우 좀 더 주위를 하실 필요는 있겠지요.

6.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입니까?

A.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사실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울장애의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우울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재발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우울증에 관한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와 같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 우울증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중에서도 배우자의 상실이나 건강의 상실, 직업 상실과 같은 상실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7. 우울증의 흔한 증상은 무엇입니까?

A. 대개 식욕이나 성욕감퇴나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장애는 잠들기 힘들고, 중간에 자구 깨고, 새벽에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우울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지만 불안하거나 혹은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심하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든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8. 우울증이 잘 오는 성격이 있을까?

A. 대개 강박적이거나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서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고 합니다. 또,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해서 자신이 상황을 통제 할 수 없다는 것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게서 우울증이 잘 발생합니다.

9. 친한 사람의 죽음 이후로 우울한데 이것도 우울증일까?

A. 대개 친한 사람의 상실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애도반응이라고 해서 상실 후 6개월까지는 정상적으로도 우울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6개월까지는 우울증이 아니므로 기다려 볼 수 있고 슬플 때는 슬퍼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상적인 애도 반응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경우 우울증으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슬픔을 표현해야 할 때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우울증 약은 얼마 동안 먹어야 할까?

A. 대개 우울증 약을 먹고 2-3주가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4-6주가 지나면 아무런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로 충분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치료 하지 않는 경우 6-12개월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약을 끊어서는 안되고, 최소한 6개월동안은 꼭 약을 먹어야 합니다. 이때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약을 줄이거나, 약을 끊어버리게 되면 치료가 되지 못해서 재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1. 우울증 약에 중독되거나 큰 부작용은 없나?

A. 우울증 치료에는 약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중독성이 있거나 장기 복용시 간 위장 신장 뇌 등에 약영향이 없으므로, 안심하시고 드셔도 좋습니다. 물론 약마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지만, 일반적인 감기약에도 그 정도의 부작용은 있으므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단, 효과보다 부작용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12. 약 말고 다른 치료 법은 없나?

A. 위에도 말씀 드린 것처럼 우울증 치료에는 약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그밖에는 인지치료나 대인관계치료 행동치료를 병행해 볼 수 있고, 전기경련요법이나 광치료 요법도 있습니다.

13. 우울증은 치료 되지 않는다는데?

A. 우울증은 대개 완전 회복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경도의 우울증상이 남아서 만성화 되기도 하는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경우 6개월 이내에 25%, 2년 이내에 50%, 5년 이내에 75%에서 재발 할 수 있습니다.

-요약-
1. 우울증은 감기 만큼이나 흔한 질병입니다
2. 하지만 가벼운 감기 만큼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3. 우울증을 과대/과소 해서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함께 올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함께 올렸습니다.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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