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죽이기'에 범민주세력, DJ중심으로 결집

'못 지켜드려 죄송합니다'는 추모 정서가 DJ에게 전이

등록 2009.06.15 16:02수정 2009.06.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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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 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 강연에서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자.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으로 심해졌다.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이 돼 자유·서민경제·남북관계를 지키는 데 들고 일어나야 한다. 피 맺힌 심정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이라고 말했다.

 

그 날 저녁부터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부터 안상수 원내대표의 비열한 비난이 시작되더니 친이계의 한나라당 신지호 공성진 의원 등이 '장날 맞은 각설이'마냥 아주 신난 모양이다. 심지어 전여옥 의원 지지자 모임의 회장이라는 자는 '김대중 자살하라'등 극언을 쏟아내고, 이를 꼬박꼬박 조중동과 아류신문들은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으니, 언뜻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졸지에 '죽일 놈'처럼 비춰지고 있다.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성명서, '김대중은 평생 요설로 국민을 속이고..'운운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 죽이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아류언론들이 연일 김대중 전 대통령 죽이기에 나서면 나설수록 여론이 묘하게 비틀리고 있다. 죽이고자 하는 세력들이 더 악랄하게 저주를 퍼붓으면 부을수록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려하게 회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6.15선언이 몇 주년이지...'하며 의도적으로 6.15선언까지 폄훼하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반통일 반민주적 정체성은 확고해 지고, 이를 성사시키고 만들어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뚝 선 통일의 상징, 민주의 상징이 되어 간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독재자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하면 할수록 여론은 '반DJ전선'의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유사불량품으로 재평가된다.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청와대 등이 연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후려패면서, 정치적으로 이미 죽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려하게 정치의 중심으로 되돌아오는 반대급부를 형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범수구진영에 있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희미한 존재감과는 달리, 범민주 진영에 있어서 여전히 강력한 카리스마와 도덕성을 유지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 한복판으로 불러내는 한나라당의 언동이나 조중동과 그 아류언론들의 보도는, 그래서, 완전히 실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오판하고 있는 것은 현 정국이 여전히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정국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의 정서가, 살아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이되고, 이것이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기대로 확장되어가는 여론의 흐름을 저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강력한 차기 지도자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 야권의 지지부진함에 실망하고 있던 많은 유권자들이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반이명박정부, 반한나당 전선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 중심으로 범민주세력들이 결집할 수 있는 조건을,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그 아류언론들이 아주 충실하게 형성해 주었다. 반이명박전선에 효과적인 파열음을 내기 위해서 저들은 아주 집요하고 한편으로 아주 비열하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난했으나, 오히려 반이명박전선, 반한나라당전선, 반조중동전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서 졸렬하게 비난함으로써 더 확장되어야 하는 확신들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어이없지만, 고마움 마음까지 인다. 저들의 헛발질이.

 

새로운 국면이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민주 대 반민주, 통일 대 반통일의 뚜렷하고 분명하면서도, 민주와 통일이 우위에 선 그런 국면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는다. 임금은 백성들과 싸우지 않는다. 정치인은 유권자와 싸우지 않는다. 한데 자기들이 무슨 연어라고 물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국민들과 싸우고 유권자와 싸우는 것일까.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스'에 동시기고문입니다.

2009.06.15 16:0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스'에 동시기고문입니다.
#김대중 #박희태 #장광근 #안상수 #공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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