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하저마을 갯벌. 물이 빠지면 갯벌체험장으로, 물이 들면 풍광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곳이다.
이돈삼
'남도답사 일번지' 강진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고운 햇살에 봄꽃들이 피어나는 봄에도 그렇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도 마찬가지다. 강진은 늘 제 철에 맞는 모습으로 편안하게 맞아준다.
그 중에서도 23번국도, 강진읍에서 칠량·대구면을 거쳐 마량에 이르는 길은 언제라도 좋다. 강진만 동쪽 해안의 풍광도 풍광이려니와 바닷가 마을과 구릉, 해변을 지나가는 묘미를 모두 안겨준다. 길은 총 길이 25㎞ 정도. 승용차로 30여 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확 트인 강진만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바닷가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해안을 따라 옹기종기 모인 마을과 드넓은 갯벌에서 갯것을 캐내는 아낙들의 모습에서 진한 삶의 체취도 묻어난다.
하여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갯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운치 있다. 그 내음을 쫒아 갯벌에 들어가 보는 것도 괜찮다. 기척에 놀라 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게의 몸놀림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바지락이라도 한 알 건지면 정말 오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