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굿 바이> 속 장례지도사 도쿄의 오케스트라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실직하고 고향에 내려와 납관사의 길을 걷는다. 그는 연령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으며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여행사'를 찾아간다. 그는 그 '여행사'의 업무가 삶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분들을 배웅하는 '납관' 이라는 일이라는 걸 뒤늦게 안다. 일본에선 납관사(納棺師)라고 부른다.
#3. 제32회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일본 영화 '굿' 바이 : Good&Bye'. 여기에도 장례지도사(일본 명 납관사)가 주인공이다. 첼로리스트였던 남자 주인공은 악단이 깨지자 직업을 잃고 시골로 내려가 장례지도사로 일하게 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삶과 죽음을 깊이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고인의 장례는 동국대 불교대학원 장례문화학과에서 맡았다. 장례식, 시신 처리(염습 등), 묘지, 고인 추모 등 일련의 장례 절차를 맡는 이색 직업인 장례지도사. 그 직업을 들여다 보았다.
장례지도사 평균 연봉 2,375만원한국고용정보원이 622개 직업의 평균 연봉을 발표한 자료에 나오는 수치다. 일반인의 시각으로 볼 때, 3D에 해당할 수도 있는 직업의 수입치고는 썩 많지 않다. 하지만 '2030세대=88만원 세대, 다수가 비정규직 세대'라는 등식을 떠올리면 그같은 생각이 싹 사라질 수도 있다.
'취업 뽀개기'라는 말이 대학가에서 널리 쓰이고 있음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업 스트레스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 때문인지, 장례지도과, 장례서비스경영과, 생사의례학과, 장례문화학과, 가정의례학과 등의 명칭과 함께 운영되는 정규 교육기관이 최근 수 년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어떤 전문대학 2년 과정의 경우 무려 '10대 1'이라는 살인적인 경쟁률을 보인 적도 있었을 정도다.
대한민국에서 하루에 이승을 하직하는 분들은 평균 668명(2006년 현재)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고인을 고이 보내 드리는 예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에 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풀턴이라는 사람이 주축이 돼 1963년 미네소타대 대학원에 생사학(Thanatology) 강좌를 열었다. 또 많은 대학에 영안학과(靈安學科,Mortuary science)가 생겼다.
국내에선 사회적 수요와 취업문제 등에 기반을 두고, 1999년 서울보건대에 장례지도과(을지대학교 장례지도과의 전신)가 개설됐다. 이후 장례문화를 다루는 학과가 전국 곳곳의 대학에서 탄생했다. 현재까지 이같은 전문과정이 설치, 운영되고 있는 대학은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가정의례학과), 동국대 불교대학원(장례문화학과), 을지대(장례지도과), 대전보건대(장례지도과), 창원전문대(장례복지과), 경주에 있는 서라벌대(장례서비스경영과), 대구가톨릭대 평생교육원(장례지도사과) 등이다. 창원전문대에선 전국염습경연대회를 2007년 5월에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