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더불어 함께 입학식'에 참석한 전국 각지의 '나홀로 입학생' 어린이들이 친한 짝꿍이 되어 두 손을 꼭 잡고 있다.
권우성
두 번째 이동장소는 종로에 있는 뮤지컬 <점프> 전용극장. 뮤지컬을 보러 가는 길은 아이들보다 인솔자로 참여한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더 들뜬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평소에 자주 문화생활을 누리기가 힘든 지역적 특성상,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가 설레기도 한 터였다.
아이들 역시 "뮤지컬이 뭐예요?" "어떤 내용이에요?"하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들뜨는 모습에 살짝 불안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냥 연극을 보러 온 일반 관객들은 본이 아니게 '어린이 단체 관람객'들과 뮤지컬을 함께 보게 된 셈인데, 혹이나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뮤지컬 <점프>의 화끈한 액션과 코믹한 요소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까르르'대는 웃음소리도 뮤지컬의 재미에 한 몫 톡톡히 했다. 아이들은 적제적소에 특유의 쾌활함으로 들떠서 웃어대었고, 가끔은 그 웃음소리가 더 흥미로울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한껏 '달뜬' 아이들을 앉혀놓고, 혹시나 뮤지컬 속에 나온 무술을 따라 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레 주의사항을 잔뜩 늘어놓고 있었다. '순전히' 어른들의 마음이었던 것일까, 그 말을 들은 한 아이 왈 "재미있으면 그만이잖아요.여기서 천일밤 놀다가 가고 싶어요"
그렇게 뛰어다니다가도 곧 쌔근쌔근 잠이 들어버린 아이들의 얼굴은 천사 같았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은' 아이들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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