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그동안 일자리 나누기에 대해 강조해왔다. 다음은 2월 11일치 <조선> 1면에 실린 일자리 나누기 관련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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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이들 신문은 이명박 정부가 실업대책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내놓은 지난해 말 이후, 이명박 정부를 따라 '일자리 나누기' 구호를 대대적으로 외쳤다. 이들 신문은 "일자리가 최우선이다", "무분별한 정리해고를 자제해야 한다"며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중앙일보>는 지난 2월 16일 사설에서 "노조는 임금 동결이나 삭감을 결의하고 사측은 고용유지로 화답하고 있다"며 "노사 간의 '고용 품앗이'가 제대로 지속된다면 현 경제위기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신문은 "선진국 대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살벌한 구조조정은 단기적 대안은 될 수 있을망정 궁극적 해법은 아니다"고도 했다. 2월 13일 사설에서는 "(정부는)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유지 노력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정리해고 수용을 요구하는 지금의 논조와는 180도 다르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이 신문은 지난 2월 11일 '나누면 따뜻해지네'라는 기사에서 "회사 사정이 나빠져도 잡 셰어링을 통해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보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잡셰어링을 더욱 확산시킬 정부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지난 1월 22일 '임금 낮춰 일자리 나누기 본격 추진해보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단 하나의 일자리도 아쉽다"며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조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손잡고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중·동 이들 세 신문은 일자리 나누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매일경제>·<한국경제> 등 경제지들도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노조 길들이기 위해 일자리 나누기 의견 바꿔"이처럼 보수신문·경제지들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서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의견을 180도 바꾼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명기 한남대 중국통상·경제학부 교수는 "보수언론에서 한창 '일자리 나누기'를 강조하다가, 어느 날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얘기가 쏙 들어갔다"며 "전경련이나 보수언론은 '일자리 나누기'를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보수언론이 미국 GM 파산을 강성 노조 탓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이와 맞물리면서 노조를 길들이기 위해서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의견을 바꾼 것으로 유추된다"며 "위기 극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수 진작인데, 노동자를 자르면 내수가 살아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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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나누면 따뜻해진다던 조중동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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