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의 저자 이은주씨
오마이TV화면 캡쳐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선택할 때 무엇을 주의해서 봐야 할까? 이은주씨는 "화장품에 있는 전 성분 표시를 통해 효능성분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효능성분이 전 성분 표시 후반에 표시돼 있으면 1%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화장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을 개봉했을 때는 기초제품의 경우 12개월, 마스카라 등 눈과 관련된 제품의 경우 6개월, 색조 제품은 18개월 정도를 유통기한으로 보면 된다. 특히 화장품은 열이나 빛에 쉽게 산화되기 때문에 뜨거운 진열장에 놓여있던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씨는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등의 목적은 모두 영양·보습 공급이다. 똑같은 목적인데, 굳이 4~5개를 함께 쓸 필요가 없다"며 "우리 피부에 꼭 필요한 것은 수성 세안제(천연 비누), 화장수, 크림, 자외선차단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장품을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다. 나도 죽을 때까지 쓸 것"이라며 "제대로 알고 쓴다는 것밖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구희연씨도 "아름다운 화장품이 아니라 아름다워질 수 있는 화장품을 쓰자"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저자 특강은 지난달 28일 서울 이화여대 이화신세계관 101호에서 청중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환경연대>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하고 거름출판사와 인터파크의 후원으로 열렸다. <여성환경연대>는 2007년 매니큐어와 향수 속 프탈레이트 검출시험, 캠페인, <지구를 생각하면서 화장하기> 강의 및 워크숍 등을 통해 화장품 속 유해물질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해 오고 있다.
이날 특강이 끝난 뒤, 저자와 청중 간에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다음은 그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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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독자들의 궁금증은... 책의 저자인 구희연씨와 이은주씨의 강연이 끝난 다음에 참석한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 이종호
"화장품을 아예 안 바르면 어떨까?"<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의 저자 구희연·이은주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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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화장품 회사에 종사하며 신상품 바르기를 좋아했고 누구보다도 화장품을 사랑했다. 그러나 회사를 다니면 다닐수록, 화장품을 쓰면 쓸수록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회의가 들었고, 이들은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각종 연구 논문들과 화장품 관련 원서들을 탐독하면서 화장품에는 그간 공공연히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비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간 의심 없이 발라온 화장품에 들어간 각종 유해 성분의 위험성을 안타까워하던 중, 2008년 10월 전성분 표기제 시행에 따라 소비자에게 화장품 지식과 선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여기에는 다년간의 공부와 국내 굴지의 화장품 회사들에 근무하며 느낀 경험과 진실, 몸에 대한 공부를 하며 깨달은 노하우가 녹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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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성분으로 만든 비누를 쓰라고 했는데, 비누로만 노폐물이 제거될 수 있나?"천연비누를 권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세정 제품에 계면활성제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파라벤과 함께 대체해야 할 성분이 계면활성제다.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 천연비누로만 다 씻기는 것은 아니다. 메이크업을 한 뒤에는 클렌징오일 등으로 지우고, 천연 비누로 세안해야 한다. 대신 피부의 노폐물을 100% 다 제거하는 것은 피부에 독이 될 수 있다. 너무 과한 세안은 오히려 피부에 문제를 낳는다. 피부 자체에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화장수로 닦아내는 것 역시 클렌징으로 본다."
- 비비크림이 파운데이션보다 안전한가? 비비크림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비비크림은 원래 재생크림으로 피부과에서 화학적 클린을 한 뒤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재생력 있는 비비크림부터 컬러로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돼 있다. 이 비비크림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봐야 한다. 색소나 파운데이션과 차이가 없는 비비크림도 많다."
- 피부는 흡수뿐 아니라 배출도 하는데, 조금 유독한 성분을 발라도 밖으로 배출되지 않겠나?"피부는 살아있는 기관이다. 물론 피부가 배설 기능도 있지만, 중금속의 경우 흡수는 되나 빠져 나가지 않는다. 화장품 성분 중에는 그런 게 많다. 피부 속에 들어가서 원활히 작용하고 나가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의 독성 성분이 나가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다.
화장품 회사에서 말하는 게 바로 축적량이 적다는 것인데, 우리가 바르는 게 한 제품이 아니다. 파라벤이 들어간 제품들을 하루에 10번 이상 흡수시킨다면 화장품 회사에서 말하는 것과 다른 상황이 된다. 대부분의 독성 성분은 70~80%까지는 활동하지 않다가 역치점을 넘어가면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오면 몸 시스템에 교란이 생기고 장애가 발생한다. 배설기관이 있다고 모든 것을 다 배설시키면 좋겠지만 좋은 것은 흡수하지만 독성 성분에는 취약하기 때문에 돌봐줘야 한다."
- 파라벤이 그렇게 오랫동안 논란이 됐다면 대안이 나왔을 법도 한데, 엄격하다는 유럽 화장품조차 파라벤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파라벤은 그야말로 의심 성분이기 때문에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지만 화장품 회사는 '지금까지 안전했고, 사용허가가 되지 않았냐'고 한다. 그러나 과거 파라벤이 처음 나왔을 때 파라벤이 안전성 검사를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지만, 지금은 안전성 시험도 진보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잡아낸다. 100% 안전하다고, 또는 100% 안전하지 않다고도 말할 수 없다.
얼마 전 문제가 된 석면도 체내에 들어와 문제가 나타나려면 30~40년간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부작용을 연구하기가 어렵다. 학계에서 여러 논란이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은 그런 안전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회사가 무파라벤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는 무파라벤 제품이나 유해 성분이 안 들어간 제품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라벤이 금지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유해 물질이 최소로 들어가거나 되도록이면 안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 화장품 자체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 아닌가?"자외선차단제는 필요악이라고 한다. 원래 태어날 때 화장품 들고 나오지 않듯이 화장품이 우리 피부에 필수는 아니다. 그런데 오존층 문제, 건조된 실내에 살면서 화장품이 필요한 환경에 살고 있다. 그래서 보조적인 기능이 필요하다. 문제는 너무 많이 바르는 것이고, 성분의 안전성이다.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쓰자는 것이다."
- 화장품을 아예 안 바르면 어떨까?"자외선이 상당히 문제가 많다. 오존층 문제도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기에는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화장품은 피부에 보조적으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좋은 화장품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