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천 선생님, 김윤용 선생님과 두남분교 학생들.
여경미
"꼭 1학년과 5학년이, 2학년과 4학년이 한 교실에 공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비슷한 학년이 함께 공부하면 경쟁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반뿐만 아니라, 유동적으로 이동하며 수업하고 있습니다."
김윤용씨와 마찬가지로 임화천 교사도 올해 두미도로 부임하셨다. 김윤용씨 가족과 함께 온 것과 달리, 임화천씨는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 학교 뒤편에 있는 사택에 살고 있는 임화천 교사는 규민이네와 학교에서 늘 식사를 함께 한다.
엄마는 우리학교 영양사규민이네 가족은 원래 통영에서 살았다.
"욕지도도 섬이긴 하지만, 그래도 욕지도는 섬 안에서 다 해결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두미도는 슈퍼마켓이 없으니까 부족한 게 많아요. 두미도로 들어갈 때 사람들이 '특별시'에 들어간다고 말을 했어요. 군대 간다고 생각하고 3년만 참으라고."
규민이 어머니 이현미씨는 처음에는 규민이 아버지를 따라서 섬에서 산다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렇게 섬에 온지 벌써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올해만 생활을 하면 섬에서 육지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규민이 어머니는 규민이네 가족이 떠날 후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에 계시던 선생님들도 잘해주셨지만, 저희가 떠나고 나면 여기서 급식해주실 분이 안 계시잖아요. 휴일에도 진성이랑 현준이가 학교에서 급식을 먹거든요. 어느 날 진성이한테 '라면 먹을까' 했더니, 진성이가 그러던라고요. '이모 저 라면 싫어요'라고. 아이들은 원래 라면을 좋아하는데. 남자 선생님들만 계시다보니 학교에서 급식으로 예전에는 라면을 종종 먹었데요."
규민이 어머니는 타칭, 자칭 두남분교의 영양사다. 학교 왼편에 있는 작은 텃밭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추, 청경채, 옥수수,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깻잎 등을 키우고 있다. 농약을 안 쓰는 탓에 벌레도 있지만, 직접 키운 것을 먹는다는 보람도 있다. 텃밭 뿐 아니라 한 쪽 편에는 어제 섬 뒤편에서 따왔다던 미역이 널려 있었다.
"누가 오디 다 따먹었어?"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 아이들을 쳐다보며 이야기했다. 두미도에는 슈퍼마켓이 없어 인스턴트 간식을 거의 먹지 못한다. 그래서 일까. 주변에 보이는 오디, 산딸기, 고구마가 아이들의 최고 간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