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바보의 명령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등록 2009.05.27 20:45수정 2009.05.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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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가 한 가닥이라니

아키히로의 삶과 죽음 역시 다르지 않으리

 

당신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 때문이 아니라

나와 너의 가슴에 확실히, 명박하게 박혀오는

비수를 차마 외면하지 못한 사람,

뭇 삶이 길을 잃고 외로울 때

오롯이 몸을 던져 삶의 길을 연 사람,

절명을 통해 급명한 사람,

 

산하에

천지에

만방에

그리고 마음에

공기처럼 떠돌고

물처럼 스민 단 한 사람,

 

삶을 벗고 죽음을 취해 아키히로의 삶과 죽음을

증명한 사람, 삶과 죽음을 역전한 사람

 

당신을 '원망'하지 않으리

당신께 '미안'해 하지 않으리

그 '오래된 생각'을

'오래된 정원'에는 묻어 두지 않으리

푸른 지붕을 붉게 물들일 때까지는,

우리 붉은 마음 위로 당신의

환히 웃는 얼굴이 떠오를 때까지는,

부엉이,

미네르바의 부엉이,

부엉이 바위에서 날아오른 바보의 날갯죽지가

나와 너의 겨드랑이에서 돋을 때까지는

 

생과 사가 한 가닥이라니

공포와 불안에 떠는 쥐떼들의

삶과 죽음 역시 다르지는 않으리.

2009.05.27 20:45ⓒ 2009 OhmyNews
#바보 노무현 추모시 #미네르바의 부엉이 #노무현의 명령 #명박하게 #오래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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