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체투지

등록 2009.05.22 20:24수정 2009.05.22 20:24
0
원고료로 응원

오체투지

 

저 머무는 바람

저 흔들리는 하늘

잠시 멈추는 강물

 

멀디 먼 길을 가까이

가까운 길을 멀리멀리

 

내 늙음과

내 젊음과

내 뼈와 살과 근육과

긴 수맥의 울음을 바쳐

 

차라리 한 마리 갯지렁이

한 마리 지리산 자벌레로

 

낮추고 내리어

저 깊은 심연의 영원으로

깊은 밤 통곡으로

 

촛불을 피워 올려

수 많은 내 뒤의 젊은 가슴을 위해

 

내 뜨거운 가슴으로

이 찬 땅을 대우리

 

얼어 붙은 쇠떵어리

절연의 계곡처럼

 

파인 분단의 심장을 녹이리

내 팔다리 달아져도

내 이마, 심장 피멍들어도

 

이 산하를 지킬 수 있다면

저 민초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당신의 사랑 흙 속으로 스밀 수 있다면

 

가리

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

먼 길을 가까이 가까이

2009.05.22 20:24ⓒ 2009 OhmyNews
#오체투지 #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의 정보 교환의 장이자 모든 시민이 기자인 오마이 뉴스의 기자가 되고 싶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지뢰밭 꽃길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5. 5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