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사업소득 명세표
이윤기
딱 한 번, 방송출연료 3만 원도 명세서에 다 나와안내에 따라서 저도 소득명세서를 먼저 전산으로 출력 받았습니다. 세무서에서 보내준 안내문에 나온 것 외에도 KBS, MBS 라디오 방송 출연료가 기타소득으로, 그리고 오마이뉴스 원고료는 사업소득으로 명세서 출력을 해주더군요. 원고료가 왜 사업소득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2008년 소득명세서를 출력 받아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제 차례가 되어 창구로 가보니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젊은 분들이 종합소득세 신고를 도와주시더군요. 꽤 바쁘게 일 처리를 하고 있었지만 저는 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하는지 먼저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근로소득 신고도 했고,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모두 원천징수를 하고 원고료나 출연료는 받았는데 왜 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요? 이미 각각의 소득별로 세금을 다 냈는데요?""종합소득세 신고는 그 각각의 소득을 합산해서 신고하는 겁니다. 그래서 근로소득 신고하신 내용에다가 기타소득과 사업소득을 포함하여 다시 신고하는 겁니다."자료를 건넸더니 순식간에 데이타를 입력하고 다음 화면, 다음 화면으로 막 넘어가더군요. 내년에도 또 종합소득신고를 하게 될 것 같아서 좀 천천히 입력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이거 내년에도 또 해야 할 것 같은데, 다음에는 그냥 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제가 배워가야겠습니다. 좀 천천히 해주세요. 메모 좀 할 수 있도록 말 니다."사실, 시민기자로서 기자정신 발휘하여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경험을 독자들에게 전해 줄 계획으로 메모 준비를 하고 갔습니다. 다른 시민기자 분들은 세무서에 안 가고 인터넷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제가 잘 배워 와서 기사로 작성할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첫 페이지를 메모하고 두 번째 입력화면으로 넘어가는데, 메모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더군요. 제 컴퓨터라면 화면을 모두 캡처해서 필요한 입력 메뉴만 표시해두면 다음에는 세무서에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만, 여러 민원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메모하는 걸 포기하였습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11만 원 환급, 공돈 생긴 기분아무튼, 2~3분 동안 분주히 자판을 두드리면서 부양가족을 비롯한 공제 내역을 확인하고, 마우스로 클릭~ 클릭~ 하더니, 금세 '종합소득세 접수증 상세내역'이 프린트되어 나왔습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 대략 11만 원 정도 환급 받으십니다. 6월 초에 지정 계좌로 입금해드립니다"세상에~ 사실은 제가 원천징수할 때 세금을 많이 냈기 때문에 그 중 일부를 돌려받는 것인데, 마치 공돈을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더군요. 사실, 종합소득세 신고하라고 해서 분명히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줄 알고 갔기 때문입니다. 아마~ 오마이뉴스 원고료, 방송 출연료를 다 합산하여도, 제 소득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세금을 환급받게 된 것 같습니다.
난생 처음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모 방송국 출연료 3만 원 받은 것까지 세무서에 다 확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무서를 속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속이는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또 아차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1년 전에 세무서에서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안내문'을 받아서 그냥 폐지수거함에 버린 일이 떠오르더군요. 그때도 세무서에 신고했으면 틀림없이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나라는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데, 이 나라는 세금 많이 내는 국민이 여전히 바보 취급당하는 나라니까요. 더군다나 국민 혈세로 온 나라를 파헤쳐 운하를 만들고,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나라에 세금을 더 냈다는 것이 정말 억울하더군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조금 고쳐서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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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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