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과 아현동의 경계
조영권
'염리동 원정대' 임무는 우리 마을 지도그리기 '염리동 원정대'의 임무는 '우리 마을 지도그리기'이다. 몇 년 후 재개발로 없어질 염리동의 오늘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려서 보존하자는 것이다.
'염리동 원정대'는 먼저 마을 구석구석 누비며 사진을 찍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개바우, 아소정 등 마을의 역사가 담긴 곳을 비롯해 떡댕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렌즈에 담아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염리동을 지켜온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재개발로 버려진 물건을 줍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고물상 아저씨, 10년이 훨씬 넘은 정부미 가격이 쓰인 벽보가 아직까지 붙어 있는 쌀가게 아주머니, 68년 염리시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소금을 팔아 온 소금가게 할아버지까지.
물론 아이들은 이분들의 억척스런 삶의 이야기들을 전부 다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분들이야말로 앞으로도 계속 우리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란 사실만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염리동 최고의 순간5월 9일, 염리동 마을축제 '마을, 사람과 통하다'가 열렸다. 그리고 바로 이 날 '염리동 원정대'는 자신들의 임무를 마쳤다. '염리동 원정대'는 한 달 동안 직접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던 마을의 모습을 커다란 캔버스에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