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은 자신이 갈 대학을 결정한 고3 학생들이 대학에 예치금(deposit)을 내고 등록을 마감한 날이었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기 위한 전쟁은 그 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딸이 가져온 <전도양양한 음악가 장학금> 신청서. 자신이 왜 이 장학금을 받을 만한지, 입학 후 계획과 졸업 후 목표, 음악을 통해 학교 밖에서 기여한 바 등을 기술해야 하는 에세이도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장학금 수혜자로 결정이 되면 얼마를 받을까? 750 달러. 새발의피?
한나영
'바늘구멍' 장학금에 목매는 고등학생들하지만 모든 학생이 모니카와 같은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1일자 <뉴욕타임스> 교육면에는 "목표는 대학. 장애물은 재정 보조를 찾는 일"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고민하는 한 남학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은 브레넌 잭슨. 브레넌은 성적이 최상위에 속하는 '할리우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다.
그는 명문 공립대학인 UC 버클리에 합격했지만 비싼 등록금 때문에 걱정이 많다. 브레넌은 매일 오후가 되면 학교 진학 상담실을 찾아간다. 왜냐하면 학교로 온 장학금 신청서를 누구보다 먼저 가져가기 위해서다.
브레넌이 진학하게 될 버클리 대학은 1년 학비가 기숙사비를 포함해 2만 5천 달러 정도. UC 계열의 10개 대학이 지난 7일 평의회에서 <2009~2010> 등록금을 일제히 9.3% 인상하기로 해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회계사로 일해 온 브레넌의 아버지는 1년 전 실직했고 파트타임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는 작년에 5만 8천 달러의 소득을 신고했다. 브레넌은 부모의 수입이 6만 달러 이하면 학비가 공짜인 스탠포드대학에도 지원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불합격하고 말았다.
이제 브레넌은 대학 학비를 직접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2만 5천 달러는 그에게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물론 버클리에서는 그에게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212 달러를 줬지만 등록금의 1/100도 안 되는 그 돈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일뿐이다.
결국 브레넌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여러 군데 장학금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장학금을 받고자 하는 학생은 많고 장학금 단체들은 규모를 축소하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학자금을 대출해 주는 '스태포드론(Stafford Loan)'이나 '페어런트 플러스론(Parent Plus Loan)' 등의 인기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 이자율도 각각 7%, 8.5%까지 치솟아 학생과 학부모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브레넌은 등록금 마련 때문에 걱정이 많아 머리도 빠지고 여드름도 심해졌다고 한다.
장학금 전쟁은 오늘도 계속된다장학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캘리포니아에 사는 브레넌뿐만이 아니다. 이곳 버지니아 주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졸업반인 전교 1등 라이언 월터도 바로 이런 학생 가운데 하나다.
작곡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라이언은 작곡으로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 주의 남가주대학(USC)과 뉴욕대학(NYU) 등에 원서를 내고 합격증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돈.
라이언은 연방 학비보조 무료 신청 양식인 FAFSA를 통해 이자가 저렴한 학생 융자를 받을 수 없다. <아웃포스트>라는 대학가 서점을 경영하고 있는 그의 부모가 소득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모도 라이언의 비싼 아웃 오브 스테이트 등록금을 선뜻 내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그에게는 동생이 넷이나 있고 이곳 버지니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가는 데 필요한 여행 경비와 책값, 용돈 등을 감안한다면 1년에 6만 달러(우리 돈으로 치면 7800만 원 정도) 정도의 큰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라이언은 셰넌도어 밸리 지역에서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신청해 둔 상태다. 수업료 전액을 지원해주는 이 장학금을 받게 된다면 라이언은 USC로 진학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면 그냥 가까운 대학으로 가야 한다.
장학금 결과 발표는 오는 6월 1일. 하지만 이들은 그냥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지 않는다. 학교 상담실은 (비록 그 액수가 250달러에서 1천 달러 밖에 안 될지라도) 가능하면 많은 기관의 장학금 혜택을 받기 위해 오늘도 신청서를 작성하고 정성을 다해 에세이를 쓰는 고3 학생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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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만달러짜리 대학엔 못 보내! 정 다니고 싶으면 장학금 받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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