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전 대한통운 앞에서 열린 고 박종태씨의 추모제에서 숨진 고인의 동료 노동자가 오열하고 있다.
장재완
'막말'이 뜨고 있다. 김구라, 왕비호, DJ DOC, 신해철 등 연예인들이 거침없는 '막말'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비결은? 이들의 막말 속에는 룰을 깨고 권력이나 비호감 인물을 향해 거침없이 퍼붓는 독설과 해학이 곁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막말과 독설의 경계에 서서 대중에게 속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다.
TV 드라마는 막장방송이 대세다. '갈 데까지 갔다'는 의미의 '막장 방송'은 패륜과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주류다. 그나마 TV 드라마의 막장방송은 '권선징악'이라는 마지막 쪽대본으로 연명하고 있다.
막말, 정치권에서만 하는 줄 알았더니...막말과 막장의 대명사는 뭐니 뭐니 해도 정치권이다. 지난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성질 뻗쳐서 XX"이라는 막말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지난 2월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연 도중 "국회가 깽판, 선거는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막말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 정치권 막말의 최고봉은 아직까지는 천정배 의원을 향해 "미친x"이라고 말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다. 누가 뭐래도 이들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막말계의 진정한 '장관'급이다. 이러고도 여전히 장관직을 지탱하고 있는 비법은 권력을 향한 독설이나 권선징악이 있는 쪽대본과는 거리가 멀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민주주의가 아닌 '윗분'으로 부터 나온다는 믿음이다. 이 나라의 장관들이 선거도, 국회도, 국회의원도 거침없이 부정할 수 있는 용기의 진원지는 '윗분'에 대한 충성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