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겨드랑이 사이에서 꽃망울이 나왔다.
이장연
작은 새조차 찾지 않는 수많은 가시로 녹슨 철조망과 함께 낯선이의 출입을 가로막은 탱자나무의 하얀 꽃이 팔랑거리며 흐드러지게 피어난 것입니다. 산울타리로 귤나무의 대목으로 쓰이는 탱자나무는 중국이 원산이며, 5월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웁니다.
탱자나무 꽃은 꽃자루가 없고 꽃받침조각과 5개의 꽃잎이 달리는데, 꽃잎은 활짝 펼쳐져 마치 바람개비의 날개와 같습니다. 그래서 고갯바람에 놀라 꽃이 떨어질 때는 빙글빙글 돌며 땅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해마다 더워지는 바람에 나무들이 꽃을 피울 때와 질 때를 혼동하는데, 다행히 탱자나무는 꽃을 피울 때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