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미숙현모양처의 모습만 보이다가 음흉하고 표독스런 모습으로 한효주(고은성)의 계모로 데뷔후 첫 악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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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김미숙은 의붓딸인 한효주(고은성)와 자폐증상을 보이는 동생을 학대하고 집에서 내쫓는 등 자식들에게 악행을 저지릅니다. 또한 친딸 문채원을 대기업 외손자 이승기(선우환)와 결혼시키려고 온갖 계략을 다 동원합니다. 악녀 애리(김서형)는 교빈과 아들 니노에 대한 욕심 때문에 악녀가 됐지만 김미숙은 재산에 대한 욕심과 친딸 문채원을 부잣집으로 시집 보내 덕을 보려는 속물 근성 때문입니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겉으로는 우아한 척 하지만 속마음은 악녀 본성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 호수위의 백조 같은 악녀입니다. 호수 위를 노니는 백조는 겉모습은 유유자적 하지만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 아래 발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겉만 우아하지 속은 <아내의 유혹>의 애리보다 더 못된 악녀 근성을 가지고 있는 여자입니다.
요즘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악녀입니다. 막장 드라마가 아니어도 악녀가 나와 주인공을 괴롭히며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며 미움을 받지만 나중에 주인공에 의해 응징을 당하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이른바 전통적인 권선징악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악녀 역할을 할 배우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악녀 역할이 미움을 받으면서도 주인공보다 더 뜨고 있습니다. <아내의 유혹>에서 악녀 애리는 시청자들에게 무수한 욕을 들으며, 천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인기를 얻다 보니 종반에 가서는 오히려 그녀를 동정하는 이상한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이른바 악녀 신드롬 때문입니다.
요즘 김미숙이 악녀 열풍을 타고 표독녀 캐릭터로 연기 변신중입니다. 1979년 KBS 공채탤런트 6기로 데뷔 후 우아함과 품위만 유지해오다가 교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적 악녀로 나오다 보니 그녀 스스로 드라마가 끝날 때 까지 거울도 보지 않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거울을 보면 표독스럽고 온갖 욕심이 다 들어 있는 자신의 얼굴을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김미숙은 새로운 악녀 캐릭터, 즉 나쁜 여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연기 잘하는 악녀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