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날카로운 팔공산 줄기
이승철
그들의 말에 의하면 팔공산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를 비롯하여 파계사, 부인사, 은해사. 선본사. 덕은사. 보은사. 용주암, 용덕암, 약사암, 부도암, 내원암, 삼성암, 비로암 등 사찰과 암자가 20여개가 넘는다는 것이었다.
"대도시 부근에 있는 산으로는 광주의 무등산과 대구의 팔공산이 쌍벽인데 산세는 두 산이 아주 다른 모습이네요. 광주의 무등산은 육산이면서 우람하고, 펑퍼짐하고 어머니 품처럼 넉넉해 보이는 산인데, 대구의 팔공산은 더 높기도 할 뿐더러 뾰족뾰족 날카롭고 바위가 많은 산인 것 같아요."내가 대구의 팔공산과 지난 겨울에 다녀온 광주의 무등산을 등산하며 느꼈던 점을 비교하여 말하자 대구에서 왔다는 여성등산객들이 말을 받는다.
"팔공산은 대구 남자들의 성미를 닮아서 그렇습니다. 성질 급하고 자기네들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남자인 줄 알거든요.""허허허 거 참, 닮았다면 대구 남자들이 팔공산을 닮았겠지요, 팔공산이 대구남자들을 어찌 닮겠습니까? 허허허."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대구 아주머니들의 말을 받아 우리 뒤를 따르던 다른 등산객이 어이없어 하며 웃는다.